정부미|쌀의 질이 좋으면 저절로 팔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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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생산자와 소비자를 다같이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2중곡가제가생겼고 정부미가 유통되게 됐다.
정부미란말 그대로 농민으로부터 비싸게 사서 소비자들에게 싼값에 공급하기 위한 관제쌀이다.
그러나 본래취지대로라면 싸서 환영을 받아야 할 정부미가 일반국민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엄청난 양특적자를 내면서 유통되는 정부미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한다면 분명히 문제는 있다고봐야한다.
정부미의 성가를 떨어뜨린것은 무계획한 외미도입, 관리소홀, 게다가 창고에서 해를 넘김으로써 더머 질이 나빠진다는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런 정부미를 단지 국민들의 애국심에 호소하거나 특정인에게 소비를 강요한다면 일시적 소화효과는 있을망정, 분명 이상한일이다.
정부는 차제에 엄청난 양특적자의 고민만 할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정책의 잘못된점을 시인하고, 쌀공급과 판매를 원칙적으로 시장기능에 맡기는대신 도시저소득층과 농민들을위해서는 보전적 대책을 마련하는등 양극정책의 일대 혁신을 기해주기를 바란다.
진상용<경기수원시영화동441의9>
가정경제가 넉넉지 못한 경우 우선 주부들은 일반미보다는 값싼 정부미를 택하게된다.
물론질이 떨어진다해서 비싼 일반미를 선호하는 주부들도 놀랄만큼 많지만 가마당 약 2만원가량의 차이가주부들의 알뜰경제를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알뜰살림이 더욱 힘겨워지고 있다.
정부미의 두종류중의 하나인 카로스종은 밥맛이일반미와 흡사하여 소시민의 입장으로선 여간 기쁘지 않았다.
다음달에 또 정부미를 들여와 밥을 지었는데 며칠 방치해둔 밥처럼 어설프고 지난번 정부미의 맛이 아니었다.
그후로도 계속 마찬가지여서 지금은 정부미에다 일반미를 혼합해야만 식사를 한다.
요즘 정부미의 재고급증으로 공무원봉급대신 일부를 정부미로 지급한다는 방친에 국민으로서 당연히 박수를 보내야 하는 입장이지만 과연 정부미의 맛을보면 정부시책에 어느정도 찬성할는지 의문이다.
품질관리로 정부미 질을 높인다든가 아니면 같은정부미라도 미질을 같게해 방출하든지 어떤 해결책이 있어야 할것이다.
유승희<서울도봉구중계 동137>
우리는 시골에 살고있는 하급공무원이다.
많은분들이 집에서 작으나마 농사를 짓거나 타지에서 오신분들은 하숙을 하거나 자취를 하고 있다.
정부의 양곡사정이 어려운 것은 우리도 충분히 납득이 가나 매달 의무에 가깝게 20KG씩의 표가 주어지고 있고 그만큼 박봉의봉투는 가벼워지고 있다.
살집에가져가도 환영을 받지못하는 표를 집에서 몇장씩 묵혀두고 속만 썩이는 분도 계신다.
정부미 가격이 일반미보다 낮았던 여름철에는 그래도 호응도가 나은 편이었으나 요즘은 정부미와 일반미의 가격차이조차 거의없고 농사를 지어 추곡수매를 해야하는 집안도 아들이나 딸이, 혹은 본인이 공무원이 관계로 정부미를 사야하는「울며 겨자 먹기식」도 있는 사례는 부당하다고 본다.
오히려 식량을 사먹는 도시지역에서는 이러한 강매가 덜한것으로 들었다.
정부미의 질을 높이든가 정부미 의무할당을 자발적인 희망자에게만 파는 방식으로 대체할수는 없는가.
정부미 소화에만 급급해 강제적으로 시책만 펴나가다가는 여러가지 부작용도 많다는 점을 고위당국자들은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종옥 <전북순창군순창읍남계리>
언제부터인지 우리들의 일이 변했다고 생각된다.
겨울을 넘기고나면 춘궁기라해서 그때부터부모들이 양식 걱정을하던 때가엊제 같다.
이름하여 보릿고개를 넘기자면 부자집도 잡곡을 섞어먹어야했고 들판에 쑥이며 덜익은 보리를 꺾어다 죽으로 연명하던 일을지금의 어린들이나 젊은 층은 모는다.
그러던것이 이제는 쌀이 안팔려 걱정이고 정부미는 남아돌아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인환권을 할인해 내다파는 현상까지 생겼다한다.
그러나현실은 약싹빠른 입맛의 변화에만 책임을 돌릴수는 없다.
물론 영농정책의 최우선과제가 식량자급에있다면, 국민들도 반드시 이에호응이 필요하고 맛이 없다고 다른쌀을 찾거나, 돈 더주고 좋은 쌀을 사먹겠다는 생각은 스스로 자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국민들의 자세도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것이어야 효과가 있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무계획하게 의미를 도입하고 스스로의 잘못을 시인하지는 않은채 책임을 국민에게 떠맡기는등 주고의 자세로선 안된다는 점이다. 심경자자<경남진해시여좌1가748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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