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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전 메디슨 사장 "벤처 하다보면 분식 유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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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벤처기업을 하면서 적자가 나는 건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를 그대로 밝히면 금융회사가 자금을 회수해 부도를 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있는 그대로 밝힐 것인가, 아니면 분식을 통해 적자를 숨긴 뒤 다음에 잘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의료기기에 관한 한 불모지였던 국내에서 초음파 진단기를 국산화해 벤처 신화를 일궜던 이민화 전 메디슨 사장. 그가 11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산업자원부 월례조회에서 퇴진 후 처음 소회를 밝혔다.

이 전 사장은 "벤처기업을 하다 보면 선택의 기로에 서야 할 때가 많다. 그러나 기업가는 기업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갈등이 있을 때 국가를 먼저 생각할 것인가, 기업을 먼저 생각할 것인가, 나를 생각할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 내가 잘못한 것은 기업가로서의 한계를 넘는 생각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사장이 이날 산자부 조회에 나온 것은 최근 로커스와 터보테크 등 1세대 벤처기업의 잇따른 분식회계 사건으로 벤처업계가 위축되자 이희범 산자부 장관이 벤처기업의 현실을 제대로 알자는 취지로 초청한 데 따른 것이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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