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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의 "우리집 별미김장"각계 명사집안의 김장 담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재배기술 발전으로 인한 사철 채소공급, 김치제조공장 출헌, 빵식으로 전환되는 식생활패턴 변화등으로 해를 허할수록 김장은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잊혀져 가는 김장을 되찾아 보는 의미에서 명사가정의 별미김장을 묶어봤다.

<보릅지나면 꺼내>
◇「프란쳬스카」여사(이승만전대통령부인)
우리집 겨울식탁에서 빠뜨릴수 없는것이 동치미다. 우리집 동치미는 썰지않고 통째로 담그는 것이특징.
동치미용 작은 무우를 깨끗이 다듬어 전체 분량의 반은 이파리째두고 나머지 반은 무우만 둔다. 배도 껍질만 깎아 쪼개지않고 통째로 두고 삭인 풋고추 쪽파 갓도 통째로 준비한다.
다음 물을 끓여 식혀서 소금으로 약간 간간하게 간을 맞춘다. 무우·풋고추·쪽파·갓을 켜로 쌓아 담은뒤 돌로 눌러두고 소금물을 붓는다. 마늘파 생강은 납작하게 썰어서 주머니에 담아 배와 함께 우러나도록 독안에 넣어둔다. 광에 독을 묻은후 보름이 지나면 꺼내 먹을수 있는데 식탁에는 보기좋을 정도로 썰어서 내놓는다.

<한달내 먹기적당>
◇이현경씨 (바이얼리니스트 김영욱씨 모친)
서너달씩 두고 먹기에는 부적당하지만 한달안팎의별미 김치로서 장김치를 즐겨 담그곤한다. 장김치는 소금이나 젓국이 아닌 진간장을 이용해 담그는것이 특징.
이 진간장은 보통 간장보다 메주를 많이 넣고 약간 싱겁게 하여 십수년간 두어 만드는데 오래묵은 것일수록 엿처럼 진득거리며 진한맛을 낸다. 밤은 채치거나 납작납작하게 썰고 배도 네모반듯하게 썰어둔다. 갓·미나리 ·오이·석이버섯과 함께 진간장으로 간을 맞추는데 이때실고추와 설탕을 조금 뿌린다. 배추는 약간 절여 납자납작하게 썰어서 김칫소와 함께 버무려 담는다. 3∼4일이 지나면 익기 시작하는데 1주일쯤지나면 완연한 제맛이 난다.

<너무 오래되면군내>
◇손인실씨 (여성단체협의회장)
지금은 식구가 둘뿐이어서 따로 김장을 담글처지가 못되지만 예전엔 수백포기씩 김장을 담가야했다. 당시 가장인기 있었던것은 백김치. 양지머리 국물로 담근것이 특징이다.
양지머리를 푹 고아낸다음 기름기를 거둬내고 국물만 소금을 풀어 짜지 않게 간을 한후 여기에 포기를 나눈 배를틀 절인다.
총각무우·파·마늘·갓·미나리를 함께 준비하여 배추 한켜, 총각무우 한켜, 파·마늘 한켜, 갓 한켜, 미나리 한켜등의 순으로 층층이 쌓아 담근후 땅에 묻는다.
보통 11월20일께 담가12월10일께부터 먹기 시작하는데 l개월이상이 되면 군내가 나는 단점이있으나 찡한 맛이 일품이어서 식구들이 즐겨 찾곤 했다.

<젓국많으면 텁텁>
◇이종희씨 (국문학자이숭령씨 부인)
7포기정도 지레김장을 해두었기때문에 20일이 지나서 20폭정도 더 담그려고 계획을 세우고있다.
예전에는 생굴·생낙지·생새우등을 넣고 빨갛게 내린 멸치젓국으로 김장을 담갔으나 올해는 담백한 전통김장맛이 생각나 새우젓만으로 담그려고 한다. 무우는 채를 쳐서 고춧가루로 적당히 빛깔을 낸다. 우리식구들은 매운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이때는 맵지않은 호고추를 이용한다. 갓·미나리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두고 파·마늘다진 것, 생강을 채친 무우와 함께 버무려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다. 이때 젓국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텁텁해질 우려가있으므로 나머지 간은 소금을 이용한다. 김칫소가 마련되면 두폭으로 가른 배추안에 집어넣고 독에 담가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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