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회장 연임 … 안정 택한 하나금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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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김정태(63·사진)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3일 오전 3차 회의를 열고 김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이날 서울 중구 본사에서 김 회장과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 등 후보군 3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직후다.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회추위는 “최종 토론에서 만장일치로 김 회장을 추천했다”며 “하나·외환은행 통합, 저성장·저마진 금융환경 대비 등 제반 환경을 고려해 외부인사 영입보다는 내부에서 후보자를 선정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하나금융은 김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조직 안정’을 택했다. 지난해 4월 회장 연임 임기를 1년에서 3년으로 늘린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나금융 회장은 횟수 제한 없이 만 70세까지 연임할 수 있다. 김 회장의 경우 3년 뒤 또 한차례 연임도 가능하다.

 당장 김 회장이 해결할 과제는 하나·외환은행 통합이다. 이달 초 법원이 조기통합에 급제동을 건 상황에서 연임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오는 6월 30일까지 금융위원회에 합병 인가 신청을 할 수 없다. 다음 임기는 2018년 3월까지다. 외환은행 노조가 주장하는 합병 유예 기간(2.17 합의서 작성 후 5년)이 2017년 2월 17일까지인 점을 감안할 때, 시기를 앞당기든 아니든 양행 통합은 김 회장 재임 중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김 회장은 연임이 결정되자 “(외환 노조와) 대화를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중국 현지법인 통합, 하나·외환카드 통합 등의 성과에 비추어 통합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이어 “앞으로 글로벌 진출과 비은행부문 사업 성장, 핀테크 육성에 집중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2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출장길에 오를 계획이다. “국내 금융 환경이 어려워 글로벌 영업 이익 비중을 높여야 살아남는다”며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캐피탈회사를 세우고, 캐나다에서 선보인 ‘원큐뱅킹(원격은행)’을 상반기 중 중국에 런칭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부산 경남고,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김 회장은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한 뒤 30년 넘게 은행에서 일했다. 하나은행에는 1992년 창립멤버로 합류했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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