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통영함 논란' 황기철 해군 참모총장 결국 낙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통영함 음파탐지기(소나·HMS) 납품 비리 논란에 휩싸였던 황기철 해군 참모총장이 사의를 표명해 정부가 23일 이를 수용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이 통영함 비리 등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등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국방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정부는 이를 수용하기로 하고, 23일 정호섭(57·해사 34기) 해군참모차장을 후임 참모총장으로 내정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2년임기인 황 총장은 1년 5개월만에 물러나게 됐다.

정부는 24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군 통수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후임총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정 내정자는 작전사령관과 교육사령관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을 역임한 국방정책과 해상 작전 전문가"라며 "미래 안보환경에 대비한 전략과 작전적 식견을 겸비한 참모총장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중장급 이하 후속인사는 4월 정기인사때 단행할 예정이다.

황 총장은 세월호 사건을 현장에서 지휘하는 등 능력을 인정받아 국가안전처 장관 후보로 거명됐다. 그러나 감사원의 통영함(수상 구조함) 감사 발표 직후인 지난해 12월 29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1차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감사원은 "황 총장이 2009년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 재임때 (통영함)장비 획득 관련 제안요청서 검토 등을 태만히 한 책임이 있으니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국방부에 통보했다. 이에 한 장관은 황 총장의 직접적인 비리혐의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리하지 않았다.

4월 정기인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사의를 수리한 것과 관련해 국방부 당국자는 국방부 당국자는 "이달 초 황 총장이 재차 사의를 표명했고, 설 연휴 직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후임자 인사 등 여러가지 고민끝에 23일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위사업비리 혐의를 수사중인 합동수사단이 최근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을 구속기소한데 이어 황 총장을 겨누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합수단 주변에선 "2009년 사용하던 컴퓨터를 복원했다"거나 "현역 대장을 수사하기 어려워 교체뒤 수사를 진행하려 한다"는 말들이 나왔다. 황 총장은 "해군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