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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날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어느날 갑자기 모스크바의 하늘이「파란」까닭이 공개됐다.
지난 7일 10월혁명기념일에 흐릴 것으로 예보됐던 하늘이 쾌청. 또 지난 80년 모스크바 올림픽 기간중에도 이상하게 맑은 날이 계속된 이유이기도 하다.
모스크바스카야 프라우다지는 모스크바시 도로관리부소속의 한 연구소가「축일용 쾌청」 을 선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연구소는 IL-14, AN-12등 비행기 6대를 동원해서 새벽에 3시간16분동안 모스크바 북서 80km상공에서 10km에 걸쳐 어떤 자재를 살포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자재」의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으로 소련의 기상조절기술이 상당한 수준임이 입증됐다.
그러나 기상조절을 소련만이 하는건 아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가 모두 앞을 다투어 기상조절연구와 실험을 하고 있다.
역사상 최초의 기상조절가는 제갈공명인지도 모른다. 그는 호풍환우하는 조화로 적벽대전에서 조조군을 섬멸했었다.
그러나 최초의 과학적 인공강우실험은 37년전에 시작됐다. 1946년 미국의「랭뮈르 와 「셰퍼」는 뉴욕근교에서 고도 4km 상공에 있는 고적운에 비행기로 1·5㎏의 드라이 아이스를 살포해 인공적으로 눈을 오게하는데 성공했다.
곧이어「보네·구트」옥화은을 사용해서 인공강우실험을 했다.
그 실험은 안개로 인한 비행기 활주로의 착빙현상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 군쟁목적이다.
그 방법은 흔히 클라우드 시딩(cloud seeding)이라고 불린다. 특수한 화학물질을 구름에 살포한다는 뜻이다.
거기에도 두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구름 속에 얼음 결정(빙정)을 많이 만드는 스태틱 시딩, 혹은 빙정법, 다른 하나는 따뜻한 구름에 흡수력이 강한 낙핵이나 산류의 미립자를 살포해 구름방울을 크게 만드는 병합법이다.
78년 미국 상무성의「인공기상조절에 관한 보고서」에는 그 실험의 효과가 나와 있다.
콜로라도 산간지방에 한겨울 시딩을 실시한 결과 20%의 강수량 증가를 가져왔고 이스라엘에서는 15%까지 강수량 증가에 성공했다.
소련도 47년에 벌써 시딩 방법에 의한 인공강우실험을 했다. 그러나 그 실험은 적운발달을 억제해 우박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모스크바의 하늘을 맑게한 기상조절은 그런 기상조작을 거꾸로 적용한 예다. 어느 쪽이 더 수월할지는 아직 호기심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인공기상조절기술은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국제분쟁의 가능성이다.
캐나다는 벌써 미국의 강우촉진실험으로 캐나다의 강우량이 줄었다고 항의했다. 멕시코는 미국의태풍 진로 조정으로 멕시코가 큰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상무기화를 우려하고 있는것 같다.
남의 기상조절기술때문에 우리가 어떤 피해를 보고있는지 도대체 알고나 지내야할 때가 된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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