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형 비서실장 막판 고심 … 25일 국회서 첫 당·정·청 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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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근혜 대통령이 설 연휴 이후로 미뤄둔 신임 비서실장 인사를 취임 2주년을 맞는 25일 전에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22일 전했다. 청와대 한 참모는 “박 대통령이 취임 2주년 전에 인선을 마무리한 뒤 집권 3년 차 국정 운영의 고삐를 조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모는 “박 대통령이 마음속으론 새 비서실장을 낙점한 상황이지만 기대치가 높아진 민심에 부응할지 여부를 놓고 끝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비서실장 인선을 통해 소통 역량을 강화하고 국정의 활력을 되찾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청와대 인사들은 권영세(56) 주중국 대사, 현경대(76) 민주평화통일자문위 수석부의장, 한광옥(73) 국민대통합위원장, 김병호(72) 언론진흥재단 이사장, 황교안(58) 법무부 장관, 허남식(66) 전 부산시장, 한덕수(66) 무역협회장, 김원길(72)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학송(63) 도로공사 사장, 이한구(70) 새누리당 의원 등 기존 후보군 중 신임 실장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이완구 총리카드’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한 만큼 반전의 카드를 쓸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제3의 카드’로 송상현(73) 국제사법재판소장이 새로 거론되고 있다. 송 소장은 서울대 법대 교수 출신으로 2009년부터 국제사법재판소장을 맡고 있으며 오는 3월 퇴임한다. 다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고민이 길어질 수 있어 인선 발표가 25일을 넘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취임 2주년에 맞춰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합의했던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날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 첫 회의를 25일 국회에서 조찬 형식으로 추진 중”이라며 “공무원연금 개혁, 연말정산 처리, 건강보험료 인상 등을 중심으로 굵직한 정책 현안에 대한 논의가 다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청 회동을 앞두고 청와대는 ‘박근혜 정부 2년 정책 모음집’도 내놨다. 청와대는 정책자료집에 “창조경제 생태계가 새해부터 꽃을 피울 것”이라며 “경제가 군불 때기를 시작했으니 서민 안방을 덥힐 차례”라고 적었다. 자료집에는 2014년 신설 법인 수가 8만 개를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벤처 에인절 투자자가 2012년 대비 171% 증가하는 등 창조경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박 대통령, 중동 4개국 순방=박 대통령이 올해 첫 해외순방지로 중동을 택했다. 문승현 청와대 외교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다음달 1일부터 9일까지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 등 중동 4개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취임 후 첫 중동 순방이다. 당초 지난해 5월 중동순방이 계획돼 있었으나 세월호 참사로 연기됐다. 청와대는 이번 순방을 통해 ‘제2의 중동 붐’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문 비서관은 “금년 해외건설 진출 50주년 기념 및 중동 진출 40여 년을 맞아 ‘제2의 중동 붐’을 일으켜 우리나라 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용호·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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