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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못 여는 창문 없다"…30㎝ '사시미칼' 품고 절도한 10대 5명 적발

중앙일보

입력

일(一)자 드라이버를 이용해 창문을 감쪽같이 열고 사무실에 침입해 금품을 턴 10대 5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특히 이들은 검거 당시 일명 '사시미칼'이라 불리는 회칼까지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박모(17)군 등 10대 5명을 적발해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부터 이달 7일까지 23차례에 걸쳐 주차장 사무실과 상가 등에 침입해 500여만원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주요 범행도구는 일자 드라이버. 이들에게는 ‘만능 열쇠’였다. 박군 등은 일자 드라이버를 창문 아랫쪽에 끼워넣고 흔들어 잠금장치를 풀었다. 금품을 턴 후에는 다시 창문을 닫아놓고 나와 침입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박군은 경찰 조사에서 "나는 드라이버로 창문 열기에 일가견이 있다. 내가 못 여는 창문은 없고 흔적도 없이 열 수 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들은 주차장 사무실에 있던 차량 키를 빼낸 뒤 주차된 차량 안 금품을 가져가기도 했다. 이때문에 차주의 항의를 받은 주차장 사무실 측 신고가 실마리가 됐다.

결국 이들은 지난 7일 오전 3시쯤 서울 신림동의 한 은행 주차장 사무실에서 꼬리가 잡혔다. 해당 주차장은 이들이 이미 5차례 범행을 저질렀던 '단골 장소'였다. 관악서 강력5팀은 이를 파악하고 일주일째 잠복 중이었다. 강력5팀은 박군 등이 능숙하게 창문을 열고 사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뒤쫓아가 창문을 닫아버린 뒤 이들을 검거했다. 특히 이들 중 두 명은 검거 당시 일명 '사시미칼'로 불리는 회칼(날길이 20㎝, 손잡이 10㎝)을 들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만약 사람들에게 적발되면 겁을 줘서 도주로를 확보하기 위한 용도였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관계자는 "검거 당시 한 명은 칼을 빼들었고 한 명은 품고만 있었는데 이 두 명이 주범이었다"며 "이 두명은 구속하고 나머지는 불구속 입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6일 이들을 기소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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