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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라운지] 현대 건축의 거장 마리오 보타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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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세계적 건축가 마리오 보타(왼쪽)가 8일 오후 서울대에서 강연을 마친 뒤 서울대 심우갑 교수(건축학)와 환담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현대건축의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스위스 건축가 마리오 보타(62)가 8일 1박2일의 일정으로 서울을 방문했다.

보타는 유럽의 고전적 건축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세계 곳곳에 기념비적인 건물을 세운 인물.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일본 도쿄 와타리움 미술관, 서울의 강남 교보타워, 삼성미술관 리움 등이 그의 작품이다. 한 건설사가 추진하는 서울 도곡동 고급주택 사업에 대한 조언을 위해 방한한 그는 8일 오후 서울대에서 강연을 한 뒤 이 학교 심우갑(건축학) 교수와 대담을 했다.

-서울이 성장을 하면서 지켜야 할 것과 고쳐야 할 것은 무엇인가. (심 교수)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중 하나다. 지난 15년간 서울에 올 때마다 한강 다리가 하나 둘씩 늘어가는 것을 보고 놀랍다 못해 의미심장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서울이 발전 과정에서 자신만의 특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보타)

-서울만의 특징, 즉 고유성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나는 서울의 정체성을 한강에서 찾는다. 스무개가 넘는 한강 다리는 서울의 남북을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한강과 한강 다리는 서울의 내재적 잠재력을 상징한다. 한강은 응용가치가 무궁무진하다."

-당신은 유럽의 고전적 건축양식을 재해석해 응용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교보타워와 리움에는 어떤 점을 응용했나.

"내 건축은 '강한' 건축이다. 일시적이거나 유행을 타는 것이 아닌 사회에 영향을 줄만한 건축을 말하는 것이다. 건축물은 오래된 교회나 저택처럼 상징성이 있어야 한다. 리움과 교보타워는 그런 구실을 하고 있다."

-리움은 세 개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로 보이는데 함께 참여한 장 누벨, 렘 쿨하스와는 어떻게 일했나.

"일반인들은 리움 건설에 세 명의 건축가가 참여했기 때문에 항상 협의하는 줄 알지만 우리는 거의 만나지도 않고 자기가 맡은 건물에만 몰두했다. 건축사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실험이었다."

-리움을 도쿄의 와타리움 미술관, 샌프란시스코의 현대미술관 등 당신의 다른 작품에 비교한다면.

"내가 설계한 리움 고미술관은 전시되는 작품이 도자기 위주인 매우 독특한 전시공간이다. 나는 이곳을 현대인이 고대의 미술작품과 교감할수 있는 명상의 공간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마치 교회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려 했던 것이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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