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의 아리송한 중공의 "첫 첩신 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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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공은 최근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미국과 논의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시사를 보내왔다고 일본외교소식통이 전했다. 일본 관리들은 그와 같은 메시지가 3주전 중공지도자 등소평에 의해「와인버거」미국방장관에게 전달되었으며 그후 북경을 방문한 일본의 한 삼의원 의원에게도 전달되었다고 말했다.
일본관리들은 이런 중공측 제의가 의미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이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공측의 첫 접근이라고 표현했다.
미국측 소식통도 등이「와인버거」장관에게 한국문제에 관한 논의를 먼저 발설했다고 확인했다.
그후에 얼어난 랭군참사로 남북한간의 긴장이 고조됨으로써 중공측의 사를 유익하게 탐색해 볼만한 가능성이 뒤집어져 버렸지만 중공 외상 오학겸도 지난주 방미때 미국 고의관리와 한반도의 현 긴장상태를 논의했다.
랭군 참사로 남북한간의 긴장은 지난 10일동안 고조되어 왔다. 그러나「와인버거」에 대한 중공의 제의는 랭군참사가 있기 거의 2주일 전에 나온 것이다.
미국은 과거 여러번 한반도 분쟁을 종식시키는데 중공의 도움을 얻기 위해 중공관리들에게 접근했으나 허사로 끝났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때마다 중공은 자기들이 김일성에 대해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서방외교관은『미국이 늘 중공사람들을 찾아가지만 그때마다 그들은 북한에 대해 통제력이 없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등은 지난 9월28일 북경에서「와인버거」와 만났다. 일본외교 소식통들은 두 갈래의 전언을 토대로 등이 한국에 관한 중공의 견해를 3개조항으로 요약했다고 말했다. 등은 이어 중공과 미국이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남북한의 통일방향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와 같은 표현이 모호하기는 하지만 일본관리들도 등의 발언이 미국과 모종의 대화를 시작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 같다고 보고 있다. 『그의 말은 조심스럽고 암시적인 것이긴 하지만 중공의 의도는 분명하다』고 등과「와인버거」의 면담내용을 잘 아는 한 관리는 말했다. 이 소식통은 중공의 제의가 이 시기에 나온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으나 미국정부는 이와 같은 제의가 북한의 승인없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등이 제시한 3개항에는 새로운 내용이 없지만 일본 외교관들은 등이 이 조항들을 명백히 밝힘으로써 미·중공협력을 원한다는 중공측 메시지의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소식통에 따르면 등이 제시한 3개항은
①남한과 북한은 이질적인 사회이기 때문에 최선의 통일방안은 김일성이 제시한『연방제다』(이는 남북한이 서로의 자본주의 및 공산체제를 고수하면서 점진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협조하자는 20연내의 제안이다. 한국은 거듭 이 방안을 거부해왔다).
②북한은 남한을 침공할 의사나 능력이 없다. 북한은 경제면에서의 국가건설에 몰두하고 있으며 남한이 군사적으로 더 강대한 것으로 믿고 있다.
③만약 남한이 북한을 침공할 경우 중공은 좌친 할 수 없다.
이같은 3개항은 1주일후인 10월5일 중공의 호요방당총서기가 일본의「덴·히데오」(전영부)사민련대표와 만났을때도 전달되었다.
「덴·히데오」대표는 호가「와인버거」장관에게 전한 등의 메시지에서 직접 인용해서 그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덴」의원은 호가 이 3개항을 전달한 후 미국과의 대화를 제의한다는 말은 한듯한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관리들은 호가 미국뿐 아니라 일본도 중공과 함께 한반도의 문제에 대한「합리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때때로 북한은 주로 공산권과 비동맹국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직접 대화하고 싶다는 모호한 의견탐색을 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전통적으로 북한의 이런 행동을 미국과 한국을 떼어놓으려는 이간질로 간주해 왔다. 지금까지 중공이 이런 움직임에 간여한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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