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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를 공항 안전요원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파리의 오를리 나 드골공항측은 여객기 이착륙사고방지를 위해 매와 같은 맹금류를 공항안전요원으로 고용(?)할 것을 검토하고있다.
항공기, 특히 제트기의 경우 이·착륙사고 가운데 상당부분이 공항 활주로 주변을 날아다니는 각종 새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는 바람에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 새떼를 쫓는데 매를 동원한다는 이야기다.
제트항공기가 뜨고 내릴 때 만일 활주로부근에 있던 비둘기 한 마리가 엔진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 엔진속 터빈의 추진날개를 부러뜨려 엔진이 폭발, 단발기라면 여지없이 추락하게 마련이다.
프랑스에서는 남불 해안지방의 이스트르 공군기지가 갈매기들의 기지상공접근을 막기 위해 공포탄을 넣고 대포를 쓰기도 하고 새들이 두려워하는 특수음향장치를 활주로에 갗추는 등 갖은 방법을 모두 써보았으나 허사였다.
이런 끌에 생각해낸 것이 이들 훼방꾼들의 전적인 맹금류의 동원.
이스트르 공군기지는 81년부터 스트라스부르 공군기지와 합동으로 활주로주변 새떼추방에 매들을 시험적으로 사용, 지금까지 어떤 방법보다도 성과가 두드러지자 요즘은 아예 기지안전요원으로 정식 취역시키고 있으며 79년 새 때문에 미라지강제트전투기가 파괴되고 조종사마저 큰 화상을 입은 일이 있었던 스트라스부르기지에서도 이 이색안전요원이 등장한 뒤부터는 갇은 종류의 사고가 다서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제트항공기의 이·착륙 사고 방지에 매우 효과적인 때는 필요한 만큼 구하기 어려운게 흠.
매사냥으로 흔히 사용되는 이런 매들은 번식률이 낮은 데다 그나마 있는 것도 사우디아라비아등 아랍부호들이 비싼 값으로 마구 사가는 바람에 값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아랍부호들이 매를 사들이는 것은 중동의 더운 지방에 많이 있는 「네오 새」사냥에 매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큰 매의 경우 암시장에서 마리당 3만∼4만 프랑(약 백만∼4백만원)에 거래되는게 보통이다.
현재 프랑스공군은 이같은 매들을 마리당 1만프랑 (약 l백만원) 씩에 캐나다에서 수입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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