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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불황일단 뚫려 다행" 김상협 전총리의 퇴임심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유급될까 걱정했습니다. 오늘 아침 당장 TV뉴스를 안보니 눈이 시원해지더군요.』
퇴임식을 끝내고 15일정오 삼청동공관에서 기자를 만난 김상협전국무총리는 「사임」이 곧 당장의 소망이었던듯이 말문을연다.
『13일 전두환대통령을 뵜읍니다. 옛날 과거보러 서울에 가려면 몇번이나 말을 갈아타야하듯 지친 말은 새 말로 갈아타셔야한다고 말씀드렸지요.』
말씀드리기가 어려워 완곡한 표현을 찾기가 무척 어렵더라고 했다. 『총리직의 졸업정원제는 패스했지』라며 웃는 그는『장의위원장 일이 끝나면 국무총리도 끝난다』고 진작부터 생각해온듯하다.
재임1년4개월만에 『무엇을 뚫고 무엇을 폈느냐』는 물음에 『한군데 뚫으면 다른데가 막히고 문제는 계속됩디다. 역사란 그런것 아니냐』며 웃기만 한다. 굳이 뚫린것이있다면 취임초 불가능한것으로 보이던 경제불황이 『누구의 노력에 의해서건』극복된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모든 일은 커다란 흐름속에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대세논」을 다시 꺼낸 김전총리는 『소나기가 지나가면 쾌청한날씨가 올것』을 굳게 믿고있다.
『재임중 가장 고통스러웠던 일은 사실 KAL기사건·버마참사보다 대구디스코클럽화재사건이었습니다.
KAL이나 버마 사건은 어쩌다 일어날수 있는 국제적 사건 아닙니까. 그러나 대구사고는 앞으로 계속 일어날 수 있는 일상적 사고형이거든요. 또 그 희생자가 바로 청소년이라는것을 생각하면 앞이 아찔합니다.』
김전총리는 진의종신임총리를 그의 백씨를 통해 해방전부터 잘 알고있다고 했다. 고향도 인접해 가깝게 지내온터이지만 결코 자신이 진총리를 후임에 천거하지않은 사실만은 분명히 했다.
『당분간은 쉬면서 미국에 있는 외아들(한)집에도 가보고 손자의 재롱도 보렵니다. 당장 대학에 돌아가 강의를 하자니 염치도 없고요]
그러나 『1, 2년 쉬다가 결국 대학에 돌아가야하지않겠느냐』는게 김전총리의 희망이다.
『상황이 발생할 당시에는 다알리지못하지만 1주일정도지나면 모든 것을 시원하게 풀어놓는것이 우리언논이더라』고한 그는『어려움도 있겠다』고 했다.<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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