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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괴의 범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아웅산묘지 암살폭발사건의 범인들은 우리가 처음부터 짐작했던 대로 북한의 특수공작 대원들이라는 확증이 잡혔다. 점점 벌어지기만 하는 남북한의 국력 차와 한국의 국제적인지위 향상에 초조해진 북한은 서울서 열리는 각종 국제행사를 저지하고 우리요인들을 암살하기위한 특공대활동을 강화하여 왔음은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아웅산참사는 북한과도 우호관계률 유지하고 있는 버마의 주권을 정면으로 유린하면서 국빈들을 암살했다는 점에서 그 수법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악랄한 것이다.
물론 북한이 노린것은 전두환대통령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한국에 지도력의 공백이 생기면 그것은 바로 적화통일로 연결될것이라는 망상을 갖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문명사회의 최소한의 규범과 질서, 국제법 같은것은 안중에도없 었고, 있는것은 오직 한국사회에 불안을 조성하고, 한국의 개방외교를 저지하자는 무법자의 논리뿐이었다.
북한은 전대통령의 순방을 앞두고 선원을 가장한 암살 폭발단을 미얀마에 보내고, 외교관을 가장한 공작단을 잠입시켜 아웅산묘지사건 같은 끔찍한일을 저지르는데 성공했다.
그리하여 이 성공에서 북한은 세계여론의 응징과 인류 양심의 규탄이라는 엄청난 수확을 거두어 들이고 있다.
버마정부가 이번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것은 시간문제이다. 북한의 악랄한 죄상이 백일하에 드러나는날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설자리를 잃올것이고 또 잃어야한다.
북한의 만행은 한국사회에 동요를 일으킨것이 아니라 오히려 북한에 대한 대응 태세에서 전국민을 한층 단합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웅산의 범인이 북한 사람으로 밝혀질 경우 버마가 취할 조치가 무엇인가는 이자리에서 이미 밝힌바 있다.
버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도 북한에 최대의 외교적인 응징을 가해야한다. 북한과의 국교를 단절하고, 북한외교관들을 추방해야 하는것은 말할것도 없다.
그 밖에도 북한과의 일체의 교류를 중단하고 모든 협정을 폐기함으로써 흉기를 가진자는 그 흉기로 자신이 파멸한다는것을 일깨워 주어야한다. 그렇게 하는것이 주권을 유린당한 버마로서도 최소한의 보상을 받는 길이다.
버마는 북한처럼 폐쇄된 사회다. 그리고 일당독재의 나라다. 거기다가 아시아에서는 가장 낙후하고 가난한나라다. 그런 궁상을 벗어나자고 한국과의 교류를 시도하다가 국제적으로 위신을 손상당하고 국내적으로는 어쩌면 정치위기까지 몰고 올는지도 모르는 일을 당했다.
버마는 우리에게 정중하게 사죄해야한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고 요구하는 것은 입으로하는 사죄가 아니라 강력한 북한응징이라는 행동으로 하는 사죄다. 김일성을 불러들이고 빈권자 「네· 윈」이 평양을 방문하여 얻은것이 고작 국제적인 망신뿐이라는데서 버마는 북한을 다시 보아야 할것이다.
북한은 언제나 가슴에 칠수를 품고 다닌다. 묵한사람들의 옷자락에서는 언제나 화약냄새가 난다. 이런 북한의 생계를 아는데 버마는 너무비싼 댓가를 치르고 있다.
아웅산묘지를 우리 경호원들이 금속탐지기로 조사하려 하는것을 그곳경비원들이 성역이라는 이유로 반대했다는것은 실로 믿기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외교음치의 행동이다.
버마는 북한에 대한 최대한 외교적인 응징조치를 취하는데 중공이나 소련을 포함한 공산국가의 압력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버마정부는 우리에게 약속한대로 북한에 대해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취해야한다.
북한은 검거된 범인을 암살하여 증거를 인멸하려고 할것이다. 그것이 그들의 수법이다. 따라서 미얀마정부는 범인의 신변보호에 소홀함이 없어야하고 그들의 부상치료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우리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할것이다.
힘겹게 포착한 증거를 놓치면 북한은 적반하장의 생떼를 쓸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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