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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tech NEW trend] buy buy 바이오시밀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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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인천 송도에 있는 바이오시밀러업체 셀트리온의 연구소에서 한 연구원이 공정 관련 기술을 실험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국내 1호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와 2호 ‘허쥬마’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사진 셀트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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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2위를 다투는 글로벌 제약회사 화이자는 지난 5일 빅3 바이오시밀러 업체 중 하나인 호스피라를 170억 달러(18조50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2000년 이후 워너램버트·파마시아·와이어스 등 알짜 제약회사를 잇따라 인수합병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온 화이자의 이 같은 결정은 바이오시밀러의 상업적 가치와 성장성을 확신했기 때문으로 제약업계는 풀이한다.

 바이오시밀러는 살아있는 세포의 생물학적 반응을 이용해 만든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이다.

 화학적으로 제조되는 합성의약품 복제약의 경우 동일한 성분이라면 오리지널과 같은 효능을 보인다. 하지만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은 세포의 배양조건과 정제방법에 따라 효능이 달라질 수 있다. 합성의약품의 복제약인 ‘제네릭’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100% 동일할 수 있는 데 반해 바이오의약품은 완전히 동일할 수가 없어 ‘비슷하다’는 뜻의 ‘시밀러’(similar)라 부르는 것이다.

 제네릭은 오리지널과 효과가 같아 별도의 임상실험도 필요없다. 그러나 바이오시밀러는 세포와 단백질을 이용하기 때문에 연구개발 자체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걸리고 효능 입증을 위해 임상실험까지 진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제네릭이 개발기간 3~5년, 개발비용은 2억 달러 수준이라면 바이오시밀러는 개발기간 8~10년, 개발비용 6억 달러 정도다.

 올해 바이오시밀러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의 특허만료가 올해부터 2020년까지 줄지어 있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특허가 만료되는 바이오의약품의 연간 매출규모는 약 550억 달러에 달한다. 바이오시밀러는 복제약이기 때문에 오리지널의 특허가 끝나야만 상용화할 수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조사기관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의 자료를 인용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가 2012년 8억8000만 달러에서 2019년에는 240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률이 60.4%에 이른다.

 아직 바이오시밀러에 문을 열지 않은 미국이 곧 바이오시밀러를 승인할 것이란 기대도 시장 전망을 밝게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지난달 스위스의 바이오시밀러 회사인 산도즈가 개발한 ‘자지오(Zarzio)’의 승인을 권고했다. 자지오는 미국 제약사 암젠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뉴포젠(Neupogen)을 복제한 바이오의약품이다. 자문위원회는 만장일치로 두 제품의 효능이 동일하다는 의견을 냈다. 자지오가 최종 승인을 받을 경우 미국내 1호 바이오시밀러가 된다.

 미국 바이오 의약품 시장 규모는 71조원 규모로 전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런 시장환경 변화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시밀러 기술을 보유한 한국 업체들에게 기회다.

 한국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은 미국과 유럽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근 유럽의약국(EMA)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SB4’의 판매허가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SB4는 화이자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을 복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삼성그룹은 2020년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연간 1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11월 국내 시판 허가를 받은 관절염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다빅트렐’을 독일 머크에 기술 수출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올 1분기 중 계약을 체결할 예정인데 한화케미칼은 기술 이전료와 로열티 등을 받을 전망이다. 수출건이 성사되면 순수 독자기술로 완성한 바이오시밀러를 다국적 제약사에 수출한 첫 사례가 된다.

 국내 1호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와 2호 ‘허쥬마’를 보유한 셀트리온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8월 미 식품의약국(FDA)에 램시마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동부증권 정보라 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의료비 절감 정책 기조로 인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주도적인 활약을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바이오시밀러=특허가 끝난 원조 바이오 의약품과 거의 비슷한 효과를 내도록 만든 복제의약품. 바이오시밀러는 단백질처럼 생물체에서 나온 성분을 재료로 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다. 원조 바이오의약품에 비해 가격이 싸고 난치성 질환에 많이 쓰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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