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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해진 대종상 열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대종상의 철이 돌아왔는데도 영화계는 조용하기만하다.
올 한햇동안의 영화계를 결산하는 제22회 대종상시상식은 오는 11월말께 개최될 예정. 시상식이 한달남짓 남은 요즘 영화계는 예년과 같은 열기와 부산함을 찾아보기 어렵다. 영화계가 대종상에 대한 매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계속되어온 각종 잡음과 구설수때문에 상의 권위가 떨어졌을뿐아니라 작품상을 받고도 오히려 거액의 돈을 내놓아야하는 모순탓이다.
작품상을 받으면 외화수입권이란 큰 이권이 주어지나 영화사는 그대신 국산영화진흥기금이란 명목으로 1억4천만원을 영화진흥공사에 내놓도록되어 있다. 게다가 올 영화계는 지금이렇다할 우수작이 별로 나오지않은데다 흥행마저 저조해 영화계의 의욕이 크게 떨어져있는 형편이다.
현재 출품이 예정된 영화는 9개 영화사의 12편 정도. 전체 20개 영화사가운데 절반이상이대종상을 외면하고있으며 출품작도 예년보다 3∼4편가량 적은 숫자다.
그중에서도 3개 영화사는 『기왕 만들어 놓은 것이니 출품이나 해보자』는 식의 소극적태도를 보이고 있다.
작품상의 문예·계몽·안보등 3개부문가운데 가장 열띤 경쟁이 예상되는 부문은 문예부문이다.
최근 몇 년간 문예부분 수상자들이 『사람의 아들』『초대받은 사람들』『만다라』『낮은데로 임하소서』등 주로 종교를 소재로한 영화들이었던데 비해 이번 출품작들은 주로 순수문예물이거나 향토색이 짙은 작품들인것이 특징.
출품예정작품가운데는▲『적도의꽃』(동아륜출·배창호감독) ▲『안개 마을』(대천·임권택감독) ▲『X』(합동·하명중감독) ▲『상한갈대』(신한·유현목감독) ▲『물레야물레야』(한림·이두용감독)등이 주목되고 있다.
이밖에 안보부문은 우진영화사의『내가 마지막본 흥남』(고영남감독)이 현재로선 경쟁작이 없어 단독 출품될 형편이다.
또 계몽부문 역시 현진영화사 한군데서 『일송정 푸른솔은』(이장호감독)과 『이한몸 돌이 되어』(최무룡감독)등 2편만이 출품될것으로 예상돼 경쟁아닌 경쟁을 벌이게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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