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석유공사 사장에 첫 민간 출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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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사장에 이수호 LG상사 부회장이, 석유공사 사장에 황두열 SK㈜ 상임고문이 내정됐다. 청와대는 3일 두 공사의 사장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거쳐 이 부회장과 황 상임고문을 각각 1순위 내정자로 지명, 해당 공기업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장관 제청권과 주주총회 의사를 존중해준다는 뜻에서 사장 후보를 공사별로 두 명씩 1, 2순위자를 확정해 양사에 통보했다"며 "변동이 없는 한 1순위 후보들이 사장으로 선임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산업자원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가스공사는 9일 주총에서 사장을 선임하게 된다.

이로써 가스공사와 석유공사는 창립 이후 첫 민간인 출신 사장을 맞게 됐다. 석유공사는 관례적으로 군 출신이, 가스공사는 관료 출신이 사장으로 선임돼 매번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

그동안 가스공사 사장 공모가 두 차례, 석유공사는 한 차례 무산된 것도 이런 관행을 깨겠다는 청와대의 의지 때문이었다. 청와대는 관료 출신을 사장으로 추천할 때마다 "적임자가 없다"며 재공모를 지시했다. 청와대가 가스.석유 공사의 사장에 민간인 출신을 굳이 앉히려는 데는 두 공사를 앞으로 민영화하기 위한 복선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는 석유공사를 중장기적으로 에너지개발 전문회사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가스.석유공사 노조가 "공사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기업의 경영진 출신이 사장으로 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해 논란이 예상된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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