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교의 새로운 전대통령 6국 순방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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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두환대통령은 8일 서남아및 대양주 공식순방길에 올랐다.
18일간에 걸쳐 인도양과 태평양을 가로 질러 6개국을 방문하는 이번 여정은 전대통령 취임후 4번째의 정상순방외교로서 한국외교를 세계적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또하나의 계기가 될것이다.
특히 이번에 전대통령이 방문하는 버마는 지금껏 우리외교의 공백지대나 다름없던 지역인데 이번 전대통령이 정상외교로 커버한다는 점에서 각별한 뜻이있다. 버마와 함께 인도·스리랑카 3개국은 국제비동맥운동의 주도국으로서 제3세계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금껏 우리나라가 비동맹외교에서 북한과 대결하는데 높은 노력을 생각한다면 이들 3개국과의 외교관계심화는 절실한 과제가 아닐수 없었다.
따라서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이들 서남아3개국을 전대통령이방문하는 것은 이들 나라들의 대한이해를 넓히고 상호보완적인 협력관계를 증진하는 기회라고 볼수 있다.
실제 인도와의 실질관계는 지난 20년간 수출은 약25배 수입은 약9배로 늘어나는 급속도의 팽창추세를 보이고 있다. 남북한에 대해서도 중립을 표방하는 인도지만 무역관계가 거의 없는 북한에 비해 이처럼 실질관계의 축적이 큰 한국에 관심을 보일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싯점에서 전대통령이 인도를 방문 우리의 평화통일노력과 남북대화마저북한이 거부하고 있는 한반도정세를 솔직이 설명할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양국관계의 발전에 큰 계기가될게 틀림없다.
스리랑카와도 최근 실질관계가 확대되는 추세다.
독특한 사회주의 일당체제인 버마방문은 전대통령의 능동적인 개방외교를 보여주는 한 본보기다. 친북한성향인 버마에 대한 정상의 공식방문은 우리외교의 반경이 얼마나 확대될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례가 될것이며, 다른 중립국이나 사회주의 국가들의 한국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좋은 계기가 될수 있다.
이들 3개국은 우리와 같은 개발도상국이라는 점에서 정상외교를 계기로 서로의 개발경험을 교환하고 서로가 유리한 협력방안을찾는 「남남협력」의 확대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처럼 서남아3개국순방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큰 뜻이 있다.
호주·뉴질랜드등 대양주2개국은 우리의 오랜 우방이자 경제협력관계도 매우 큰 편이다.호주는 우리나라 제7위의 교역상대국으로 연간 왕복무역량이 12억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뉴질랜드와는 약 1억7천만달러에 이른다. 두나라 모두 우리나라로부터의 수입보다는 대한수출이 더많은나라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두나라에 대한 무역불균형을 시정해 나가야 하는 과제가 있는 셈이다.
또 이 두나라는 방대한농산자원과 드넓은 남태평양의 수산자원을 갖고있어 우리와는 자원협력의 여지가 큰 나라들이다.
전대통령의 이번 방문에서는 이같은 경제문제에 관한 장·단기의 협력강화가 모색될 전망이다.
경제협력면외에도 이 두나라와는 장차의 태평양시대를 향한 공통의 인식을심화하고 태평양연안극의 협력체제를 굳힌다는 정치적의미도 크다.
현재는 영국보호령이지만연말에 독립할 브루네이는 석유를 생산하는 자원부국으로 OPEC(석유수울국기구)·아세안등에 가입할예정으로 있다. 전대통령이 이번 순방의 귀로에 예정했던 괌도경유를 취소하고 브루네이를 순방국에 추가한것은 그만큼 이나라와의 장래협력의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81년의 아세안순방과 한일경협타결에 이은 전대통령의 이번순방은 거의 전아시아지역을 정상외교로 커버한다는 뜻이 있다. 아세안순방이 가까운 이웃나라에 대한 인방외교라면 서남아및 대양주순방은 광역린방외교가 되는 셈이다.
작년의 아프리카및 캐나다순방, 81년의 미국방문등을 생각하면 전대통령이 정상외교로 커버하지 않은 지역은 유럽·중속·중남미가있을뿐이다.
이런 세계적 차원의 정상외교, 특히 이번의 비동맹국들에 대한 정상외교로 북한의 국제적 입장은 우리에 비해 더욱 열세로 몰릴것이다.
그런점에서 전대통령의 정상외교는 한국의 국제적 지위를 높이고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촉진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북한이 남북대화에 응하지 않을수없도록하는 우회적 효과도 기대할수있다.
오늘날 정상외교는 가장위력적이고도 효율적인 외교방식으로 인정되고있다.
전대통령의 이번 6개국순방은 다른 효과외에도 아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외교적 포석이 된다는 점도 간과될수 없는 점이다. <송진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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