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서의 8연패 설욕다짐|WBA J밴텀급 권순천, 내일「와따나베」에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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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시한폭탄』권순천의 주먹이 일본에서 폭발할 것인가.
6일밤 오오사까(대판) 부립체육관에서 WBA주니어밴텀급 챔피언「와따나베·지로」(도변이랑)에 도전하는 권순천은 적지(적지)에서 타이틀을 따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다지며 결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하오6시55분부터 KBS-TV위성중개)
「와따나베」의 입장에서는 동급 1위인 권의 지명도전을 받아 이번 6차 방어전은 타이틀 롱런의 고비가 되는 중요한 일전. 일본복싱계도「도까시끼·가쓰오」가 이미 타이를(WBA주니어플라이급)을 잃어「와따나베」마저 패할 경우 무관으로 전락하게돼 타이틀 수호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80년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세계타이틀매치에서 일본에 8연패를 당하는 등 참담한 전적을 기록하고있다. 따라서 권순천이 통쾌한 승리로 팔전구기를 이룩할 것인지, 국내 링계에선 비상한 관심이 쏠려있다.
그러나 이번 타이틀매치에서 외관상 권의 승산은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있다.
일본은「한국복서의 무덤」으로 불릴 만큼 그동안 참담한 패배를 기록한 곳이기도 하지만 「와따나베」의 전력은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일본 권법출신의「와따나베」는 발놀림 등 스피드가 뛰어난데다 주먹이 매서운 수준급의 챔피언이다. 이미 전 WBC슈퍼플라이급챔피언 김철호의 1차 방어(81년4월) 상대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선전한「와따나베」는 판정패했으나 곧 방향을 바꾸어 WBA타이틀을 차지했다.
한편 일본 복싱계에선 이번 타이틀매치를 앞두고「와따나베」가 임자를 만났다는 등 불안감을 나타내기도해 흥미롭다.
이같은 예상은「와따나베」가 우선 체중조절로 고심하는 외에 지난 4차 방어전에서 대수롭지 않은 상대인 수입복서「라미레스」(멕시코)에게 고전 끝에 판정승한 것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와따나베」가 이같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권순천은 최근 5연속 KO승을 거두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한번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권은 지난 8월1일부터 그린파크호텔에 훈련캠프를 차려 1백50라운드의 스파링을 소화하는 등 체력훈련에 중점을 두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김갑수 트레이너는 『「와따나베」가 스트레이트를 잘 구사하는 정통파 복서이므로 권순천은「파도작전」이란 변칙공격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파도작전은 온몸을 파도처럼 아래위·좌우로 마구 흔들며 복부를 주로 공격하는 것.
복부를 공격함으로써「와따나베」의 빠른 발을 둔화시키고 이어 안면에 결정타를 퍼붓겠다는 것이다.
특히 권은 순간적인 단발의 위력이 커서「시한폭탄」이란 애칭을 갖고 있다.
과연 권순천은 시한폭탄과 같은 주먹으로「미야께」(삼택)섬 화산폴발로 놀란 일본팬들에게 또다시 충격을 줄 것인지 궁금하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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