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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과 버스 연결 체제로|서울의 교통난…과학기술원 처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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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서울의 교통사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개발센터는 지하철3, 4호선이 개통되더라도 그 3, 4년 후면 교통난이 지금보다 더 심화되고, 88년전까지 1조원에 이르는 과감한 교통시설 투자 없이는 96년쯤엔 도시기능이 마비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했다. KAIST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서울의 교통난에 대한 구체적인 처방책을 알아본다.

<장기전망>
과거의 추세를 감안할 때 서울의 인구는 91년에는 1천1백70만명으로 늘게되며 정부가 강력한 인구억제 정책을 써서 이보다 서울인구를 줄인다하더라도 대신 수도권의 위성도시가 팽창, 수도권 전체의 인구는 82년 1천4백50만명에서 91년에는 1천8백80만명 선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소득과 활동의 증가로 차량과 교통량도 급속히 늘어 현재 서울시의 하루 총 통행수는 1천8백87만8천회가 91년에는 2천5백40만, 96년에는 3천20만회로 늘어날 것이며 차량도 해마다 8∼10%씩 늘어 91년에 60만대, 96년에는 1백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에도 대당 수송인원이 적고 출·퇴근시간에 주로 운행되는 자가용승용차가 연14%씩 늘어나(9년에 42만대) 교통문제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 틀림없다.
수도권 위성도시의 발달로 이들 도시와 서울간의 교통량도 연평균 15%의 높은 증가추세를 계속할 전망이다.
이에따라 수도권의 주요간선도로가 용량을 초과, 혼잡을 빚게되고 서울도심은 용량의 2배를 넘어 통행시간이 현재보다 3∼5배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교통대책|간선도로 신설·확충>
통행이 도심으로 몰리는 방사선도로망이면서 우회도로가 적고 도로의 체계와 연결성이 부족한 현재의 도로망을 시설개조 및 도로신설로 보강한다
◇청계로∼서소문로 연결=3·1고가도로가 끝나는 청계로를 연장, 세종로와 평면으로 교차시킨 뒤 덕수국교·경기여고북쪽을 거쳐 남쪽으로 굽어 예원중·고교동쪽, 이화여고와 정동교회사이를 통과, 서소문고가도로와 접속시킨다.
◇율곡로 확장, 신설동과 연결=중앙청∼원남동간 율곡로중 한국일보사 앞·창경로 등 병목현상을 빚고있는 구간을 6차선으로 넓히고 이화동 낙산에서 터널을 뚫어 신설동 대광고 앞까지 연결한다.
◇창신동∼삼선동 연결도로 신설=신설동로터리의 혼잡을 덜기 위해 돈암동네거리에서 동선동∼삼선동을 거쳐 창신동뒷산의 낙산에 터널을 뚫어 동대문실내스케이트장까지 연결되는 새 도로를 만든다.
◇대신동∼성산동 연결도로 신설=성산대교 방면에서 세검정∼북악터널이 바로 연결될 수 있게 모래내시장 네거리 동쪽에서 연희동뒷산을 돌아 서대문구청 앞에 이르는 4차선 3.7㎞도로를 일부 기존도로를 확장하고, 일부(모래내시장∼연희동 뒷산)는 신설한다.
◇경인고속도로∼성산로 연결=당산동에서 여의도국회의사당 앞길을 거쳐 당인리에서 신수동∼대현동 신촌으로 연결되는 도로를 새로 내 서울의 위쪽에서 도심으로 가는 새로운 간선도로로 쓴다.
◇남부순환도로확장=공항동∼독산동은 현재의 4차선을 6차선으로 넓히고 독산동∼대치동간은 일부구간을 넓혀 8차선으로 하여 대치동∼고덕동간을 6차선으로 새로 뚫어 연장한다.
◇종암동∼성수대교 확장=동부 우회고속화 도로로 활용하기 위해 종암동아사 도선동간 하천을 복개해 6차선도로를 새로 내고 도선동에서 성수대교간은 6차선으로 기존도로를 확장한다.

<도시고속도로>
90년대 이후 장기수요에 대비, 아현동에서 남산북쪽 기슭을 거쳐 행당동에 이르는 7.2㎞의 8차선 도시고속도로를 만든다.
서부역 앞에서 고가도로로 서울역을 지나 회현동∼필동∼동국대 앞∼신당동∼행당동∼무학여고 앞까지 연결하되 성수대교에서 종암동∼성수대교 동부우회고속화도로와 입체교차토록 한다. 신당동에서 행당동사이는 2.5㎞의 터널을 뚫는다.

<교통체계 재편>
지하철개통에 맞춰 시내 버스노선을 전면 개편한다.
버스와 전철을 연결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의주로(은평구∼시내), 고산로(수유리∼원남동), 망우로(망우리∼청량리∼동대문), 신답로(천호동∼청계고가도로), 남산1·2·3호터널(강남방면∼도심), 동성로·한강로(영등포∼용산), 서소문로(영등포∼신촌), 성산로(수색∼연희동)등 10개 교통축을 중심으로 굴곡·중복노선을 폐지, 현3백28개 노선을 1백15개로 단순화한다. 10개 교통축을 중심으로 노선을 그룹별로 공동배차제를 실시한다.
서울역·장충동·청량리 등 도심진입 13개 교통요지에 지하철과 버스·기타 교통수단을 바꿔 탈 수 있는「대중교통 환승센터」를 설치한다.
이와함께 차량소통과 도로관리도 개선한다. 좌회전을 위해 따로 진로를 설정하는 것을 폐지하는 대신 적색신호가 녹색신호로 바뀔 때를 이용, 회전하는「비보호좌회전」(회전때 사고책임은 회전자가 짐)을 허용한다.
이렇게 할 경우 적어도 40%이상 소통증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직경이 평균24m로 설계·구휙된 8각형 가각은 불필요하게 공간을 낭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신호등을 보는데 오히려 불편하므로 이를 17m내외로 줄인다. 도심의 일방통행을 확대하고 가변차선을 늘린다.
자가용이 늘어나는 것에 대비, 현재 수용능력 2만5천대에 불과한 도심주차장을 96년까지 6만5천대 수용규모로 늘린다. 이는 그때 수요의 70%로 추정되나 나머지 부족분은 자가용소유와 도심진입 억제로 해결한다.
자가용의 도심진입억제를 위해 도심외곽에서 차를 세우고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으로 바꿔 타고 시내로 들어오는「파크 앤드 라인」시스팀을 도입, 18개소에 주차장을 만든다.

<문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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