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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열 주택촌 솔라빌리지|85년 대전에 30가구 건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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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73년 에너지위기 이후 한때 반짝했던 태양열주택이 국가연구기관의 참여, 외국의 기술 협력 등으로 본궤도에 올라서게 됐다.
한국의 과학기술처가 프랑스의 에너지성과 합의한데 따라 동력자원연구소와 파리 제6대학(건축대학)은 7억2천만원올 들여 대전근교에 태양열주택 시범마을인 「솔라빌리지」(태양열 주택촌)를 건설하기로 하고 그 구체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내년 말까지 각종 기초조사를 끝내고, 85년 초에 건설될 이 솔라빌리지는 30가구 규모의 작은 마을이지만 태양열주택의 확산 및 보급에 촉진제가 될 전망이다.
솔라빌리지 건설을 계기로 동력자원연구소 오정무박사(태양에너지 연구부장)가 완성한 한국형 표준태영열주택을 중심으로 태양열주택에 관해 알아본다.

<태양열주택의 종류>
태양열주택은 크게 설비형과 자연형으로 나눈다.
설비형은 집열판을 이용, 태양에너지를 모아 난방 및 급탕에 쓰는 시스팀으로 일명 액티브시스팀이라고 부른다.
제어가 용이하기 때문에 주택내부의 온도를 일정하게 할 수 있는 잇점이 있는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태양열주택이라고 불리는 것은 대부분 이 형이었다.
그러나 집열판을 비롯한 축열탱크 등 고가의 기자재설비가 필요해 30평주택의 경우 평당건축비가 일반주택에 비해 30만원 이상이나 더 들고, 설계·작동 및 관리상의 난점 등이 단점으로 지적돼왔다.
자연형시스팀은 집열판 등의 복잡한 설비를 장치하지 않고 열의 자연순환, 즉 대류·전도·복사현상을 이용해 주택의 난방을 시도한 것으로 평당 건축비는 일반건축비에 20만원정도가 추가된다. 그중 10만원은 단열재비용이므로 실제로 드는 추가비용은 10만원정도.
따라서 초기투자도 설비형보다 싸고 설계·시공·운영상의 문제도 설비형에 비해 안정성이 높다.

<한국형 표준자연 주택>
솔라빌리지에 들어설 표준주택은 자연형으로 동당 3가지의 난방형식을 채택하고있다.
▲직접획득형=주로 거실용으로 쓰이는 이 방식은 남향의 집열창을 통해 태양에저지를 직접 받아 거실바닥이나 벽에 에너지를 저장하게된다.
바닥이나 벽에 검은색 계통의 타일을 깔고 이것을 축열조로 이용하는 것.
전형적인 겨울날씨에도 평균 섭씨20도의 온도유지가 가능하고 야간이나 흐린 날에도 최소 섭씨15도의 실내온도 유지가 가능하다.
▲간접획득형=침실이나 방에 쓰이는 채열방식으로 남향으로 면한 벽내부에 철판이나 물 등의 전도성이 강한 물질을 내장시켜 이것이 축적한 태양에너지가 서서히 분출되면서 실내공기를 덥혀준다.
이 축열벽이 저장할 수 있는 열량은 일사량의 60%정도나 된다.
▲분리획득형=간접획득형의 벽안쪽에 단열재를 시공하는 방식으로 축열벽의 직접적인 에너지공급은 전혀 없이 오직 대류에의 한 온도조절만을 이용하게 된다.
한편 태양열주택의 가장 큰 난제는 여름철의 냉방문제.
이를 위해서 표준자연형 주택의 침실 및 방의 북면에는 가로lm, 세로1∼2m정도의 창문을 뚫어 여름에 통풍이 잘돼 이른바 크로스 벤틀레이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밖에 주택의 벽·천장·바닥 등은 l백㎜의 단열재로 시공, 난방효과를 최대한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갑작스런 한파나 고르지 못한 일기가 계속될 때를 대비해 실내 온도가 급강하하게되면 자동적으로 보조난방이 가동되도록 센서(감지장치)를 부착해 놓았다.
자연형 태양열주택의 경제성은 일반주택의 경우 단열만 잘하면 우선 40%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데 이것을 태양열주택으로 전환하면 30%의 에너지를 더 절감할 수 있다.
실제로 30평형 자연형태양열 주택이 1년간에 절감할 수 있는 난방비는 경유를 기준으로 42%정도. 유가인상이 매년 0.8%정도 된다고 가정할 때 12년 정도면 투자비가 회수된다는 얘기가 된다.

<자연형태양열 건축보급 현황 및 계획>
오박사팀은 현재 자연형단독주택의 30평형·35평형·40평형 표준모델을 비롯, 연립주택· 국민학교 교실·군대내무반 등의 설계를 완비해놓고 있다. 또 각 지역별로 일사량이나 지형에 따라 설계를 약간씩 변형했다.
국민학교 교실은 문교부에서 앞으로 짓는 교실엔 채택키로 했고, 군대내무반도 몇동을 시공해 성공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한편 동력자원부는 지금까지 설비형 태양열주택에만 적용해오던 융자혜택(5백만원+평당 25만원씩 추가)을 자연형 태양열주택 및 급탕시스팀에도 적용키로 했으며, 각종 기자재생산업체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 태양열주택의 보급을 유도하고 있다. <윤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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