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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정책조정위 6개 → 15개, 다 모이면 미니의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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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에는 ‘원내대책회의’라는 게 있다.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정책위의장과 원내부대표, 정책조정위원장 등이 모여 입법 전략 등을 논의하는 회의체다.

 10일 오전 9시, 유승민 원내대표 취임 이후 새누리당의 첫 원내대책회의가 열렸다. 그간 열리던 원내대표실이 아닌 국회 본청 소회의실인 246호에서였다. 20명 안쪽이던 참석자가 37명으로 늘어 이 인원을 원내대표실엔 수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참석자들 사이에선 “미니 의원총회를 방불케 한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다.

 유 원내대표 취임 후 정책당직을 맡은 의원이 확 늘었다. 우선 정책조정위원회(정조위)가 매머드급이 됐다. 6개에서 15개로 2배 이상으로 늘어나면서다. 기존엔 유사한 성격의 분야를 묶어 정조위를 뒀다. 제1정조위가 법률, 제2정조위가 외교·통일·국방을 담당하던 식이었다. 그런데 유 원내대표와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국회 상임위원회 간사를 정조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운영위원회를 제외한 15개 상임위 간사를 정조위원장에 임명하면서 정조위가 15개가 됐다.

 정조위가 15개가 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를 상임위 책임제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상임위별로 해당 부처에서 어떤 정책을 진행하고 리스크가 뭔지 사전에 충분히 파악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연말정산 ‘대란’ 등의 혼선을 겪으면서 정부가 아닌 당이 정책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유 원내대표의 생각이 반영됐다. 당장 원내지도부는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 간사인 이명수 정책위부의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복지부 장옥주 차관 등이 참석하는 국민건강보험 개선 당정협의체를 구성했다.

 정조위뿐 아니다. 유 원내대표와 원 의장은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없애는 대신 정책위 부의장단을 4명에서 9명으로 늘렸다.

 또 유명무실했던 ‘정책자문위원회’를 실질화하기로 했고 ‘민생정책혁신위원회’를 신설했다. 그간 명목상으로만 존재하던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은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 나성린 의원이 맡았다 . 나 의원은 “ 증세·복지 논쟁 등에서 큰 틀의 방향에 대해 자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생정책혁신위원장은 소장개혁파로 꼽히는 김세연 의원에게 맡겼다. 지난 대선 당시 주요 정책 수립에 깊이 관여한 강석훈 의원,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 김희국 의원이 혁신위에 참여한다.

 익명을 원한 당직자는 “지역별로 정책위부의장을 두고, 정책 분야에 당내 개혁파들을 전진 배치한 것은 내년 총선을 대비한 것” 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유승민 체제’의 외연 확대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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