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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최고 증도가자 … 직지와 상호보완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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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증도가자(證道歌字·사진)’가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약칭 직지)’보다 138년 먼저 책을 찍어낸 금속활자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인쇄된 직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로 알려져 왔다. ‘증도가자’는 1239년 제작된 보물 제758호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찍을 때 사용한 금속활자다. 그동안 증도가자의 진품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10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증도가자에 묻은 먹 성분을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을 통해 분석한 결과 1033~1155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결과를 토대로 증도가자가 이 무렵 제작된 것으로 봐야 하고 따라서 진품이라는 것이다. 증도가자 발견자인 남권희 경북대 교수는 “증도가자가 가장 먼저 만들어진 활자임을 이번 연구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증도가자를 국가문화재로 지정할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2001년 직지를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시킨 이후 직지 홍보 사업을 해온 청주시는 난감한 입장이다. 증도가자의 역사적 가치가 공식 인정되면 직지의 위상도 약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는 격년으로 직지축제를 개최 중이다. 직지문화 콘텐트 개발에도 해마다 20억원가량의 예산을 쓰고 있다. 올해는 19억원을 들여 1093㎡ 규모의 직지공원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1992년엔 고인쇄박물관을 짓고 이곳에서 옛 방식으로 직지를 복원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청주고인쇄박물관 황정하 학예실장은 “증도가자는 1239년 이전에 주조한 금속활자이며 직지는 이와 별개로 고려시대 활자로 찍은 실증 자료로서 의미가 있다”며 “ 인쇄를 위한 수단과 결과물이라는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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