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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내 매력은 카리스마를 누르는 어벙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6일 오후 8시. KBS COOL FM(89.1Mhz) '최강희의 볼륨을 높여요' 스튜디오
안에서는 DJ 최강희와 이문세가 전화 데이트 중이다.

'그냥 걸었어'는 방송중에 최강희가 불시에 직접 전화를 걸어 전화 데이트를 하는 코너. 이문세에게 전화를 건 최강희는 과거 청소년 드라마 '나'의 인연으로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DJ와 게스트로 만났던 인연을 떠올리며 수다를 떤다.

이문세는 "그 때 그 구구단을 못 외우던 친구냐?"며 놀린다. 발끈한 최강희, "요즘 TV에서 생활백서 가르쳐 주시던데, 방송에서 하나만 가르쳐주세요. 핸드폰이 떨어지면 저도 몸이 아파요"라고 재치있게 응수한다. 박영심 PD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 모두 최강희의 순발력에 폭소를 터뜨린다.

선배 DJ인 이문세가 "배우나 가수들 중 잠깐 쉴 때, 라디오나 할까 말하는데, 그건 아니라고 본다. 잠깐 쉬어가는 정거장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이에 최강희가 스튜디오 밖에 대고 "전 쉬어가는 정거장으로 생각안해요"라며 소리지른다. 힙합 가수 리쌍과 다이나믹 듀오의 라이브 생방송이 이어지고, 쿵쾅거리는 힙합 리듬에 '최강희의 볼륨을 높여요'는 열기로 가득찬다.

방송이 끝나고, 다음 녹음을 준비하는 최강희는 "기다리시느라 배고프시죠. 함께 먹으면서 인터뷰해요"라며 떡볶이를 함께 먹길 권한다. 최강희와 함께하는 '떡볶이 토크'는 이렇게 시작됐다.

-'최강희의 볼륨을 높여요'가 1주년이 됐다. DJ로서 소감은?

▶아직도 똑같다. 좋아하는 게스트가 나오면 아직도 떨린다. 사실 이본씨가 오래해서 부담감을 느끼느냐는 질문받는데, 별로 그런 거 없다.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때도 '내 이름은 김삼순'의 후속작이었는데, 담담했다. 못하면 못하는 대로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방송 전부터 끝날 때까지 스튜디오 유리벽 앞에서 함께 하던데..

▶원래는 거기서 칠판으로 필담도 나눈다. 가끔 보이는 분이 안보이면 궁금하다. 몸이 불편하신 분 중에 매일 오셔서 춤도 추시고 했는데, 요즘 안보여서 궁금하다.

-'최강희 펜 찾아 KBS 라디오 DJ 총출동'이란 사연을 들었다. 이금희 아나운서에게 펜을 선물받았다는데..

▶너무 좋다. 일단 선배님한테 볼펜을 선물 받았다는 건 그 자체가 기쁘다. 사회 생활을 하는 분들이 많이 공감하실 거다. 행복했다.

-라디오 DJ와 연기자의 차이점.

▶사람들이 우려하는 게 라디오 하면서 여기저기 다하면 (어느 것도) 100% 다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라디오 DJ로서 애정이 많다. 예전에 우울할 때가 많았는데, 이 곳은 마술상자 같아서 여기 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연기는 약간 짝사랑하는 느낌이고, 라디오도 그렇게 될 뻔 했는데, 날 좋아해주는 사람과 함께 있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짝사랑만의 매력이 크다. 연기는 그런 면에서 매력적이다.

-아까 유리벽 앞에도 남자 팬이 다수다. 자신의 매력은?

▶'볼륨' 이후 남자 팬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자꾸 애교가 는다. 나의 매력? 카리스마를 누르는 어벙함이라고 누가 그러더라.(웃음)

-그렇다면 이상형은?

▶예전에는 있었는데, 요즘은 딱히 없다. 외모적으로 막연한 이상형은 있는데, 사람이 점점 약아져서 갈수록 필요한 조건을 찾아가는 거 같다. 나는 일단 모범생 싫어한다. 공부만 했던 사람은 단 1분도 함께 하기 싫다.

-'이별대세'의 남자 파트너 중에는 혹시..

▶'이별대세'에는 절대 없다.(손으로 X를 크게 그림) 나는 상대역에게 미련을 버린 지 오래다. '단팥빵'의 박광현씨랑도 싸우고 그랬다.

이상형은 팔 긴 사람이 좋다.(옆에서 누군가 "원숭이 닮은 사람 좋아하잖아?") 맞다. 난 원숭이 닮은 사람 좋아한다. 팬들은 내가 원숭이 좋아하는 거 다 안다.

-갑자기 궁금하다. 그럼 MC몽씨 좋나?

▶MC몽씨 같은 그런 매력 좋아한다. 외모적으로는 그런 면이 좋다. 솔직히 '이별대세'로 치면 내 상대역들보다 동생으로 나온 문지윤씨가 더 이상형에 가깝다.

-'최강희의 볼륨을 높여요'를 진행하면서 라디오 DJ로서 노하우는?

▶내가 많이 떨수록 방송이 더 재밌는 거 같다.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뜬 최강희, "아까 타이거JK가 듣고 있다고 하니까, 너무 떨렸다." 이충언 PD, "그럼 '그냥 걸었어' 해봐." 최강희, "안돼. 전화로 무슨 말을 해. 완전 멋있어"라며 떨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다.)

-1주년 기념으로 노래를 했던데,

▶목소리 들으면 바로 최강희다. 딱 알아들을 수 있다. ( 겸업생각은?) 0%다.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웃음)

제작진까지 합세해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다음 녹음에 들어가는 최강희를 아쉽게 보내며 마무리했다. 학창시절 수업 시간에 엉뚱한 행동으로 나를 킥킥거리게 만들었던 친구가 기억난다면, '최강희의 볼륨을 높여요'를 들으며 킥킥거려 보시길.

<스타뉴스=김겨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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