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 무조건 기피는 잘못|유태종교수 주부교실 소비자 교육서 강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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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가공식품은 자연식품에 비교해서 대체로 칼로리가 높고 당질 나트튬등이 많이 함유된 반면 비타민A·C등은 뒤떨어진다.
전국주부교실중앙회 (회장 이윤자) 는 13일하오2시 이 회관 강당에서「자연식품과 가공식품의 영양가 및 성분비교」를 주제로한 소비자교육을 마련했다.
이날 강연을 맡은 유태종교수 (고려대 식품학)는『자연식품은 무조건 좋고 가공식품은 나쁘다는 식의 극단적 일반론은 경계해야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가공식품이 발달하기 시작한 것은 식품의 저정성을 높이려는데서부터 비롯됐다.
수분함량이 14%정도로 저장성이 높은 쌀의 경우에도 대기중의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쌀이 수분을 흡수해서 청변·황변을 일으키게 된다. 심하게 변질된 쌀로 밥을 지어 먹을 경우 식중독을 일으키게 되고, 특정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해도 이를 계속 먹을 경우「곰팡이독」으로 인해 간에 악영향을 끼치게된다.
더욱 수분함량이 80∼90%이상 되는 과일·채소는 저장성이 거의 없어 오래 두고 먹기 위해 가공식품이 발달하게 됐다는 것 .
가공식품의 본격적인 선두주자는 건조식품. 북어나 마른오징어등이 그 것이다. 자연식품을 건조할 경우 가장 큰 영양손실은 비타민C. 조건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채소의 경우 일반적으로 비타민C는 70%정도 파괴된다.
건조식품으로 할 경우 또 하나 문제가 되는 식품은 지방성식품. 이를 햇볕에 말릴 경우 식품에 포함된 기름기가 산패, 과산화지질이 된다. 이를 먹을 경우 세포를 자극하여 심할 경우 발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건조기술의 발달로 영양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저장을 늘리는 방법등이 모색되고 있다. 송이버섯의 경우 과거 저장을 위해 햇볕에 말리거나 소금에 절여두었으나 이것은 향기를 없애고 수용성아미노산이 모두 빠져나와 영양가가 크게 뒤떨어졌었다. 최근에는 영하섭씨40도로 순간 냉동한 후 이를 진공상태에서 섭씨30도로 열을 가해 건조시킴으로써 향기와 영양소를 거의 그대로 유지시킬 수 있게됐다.
이들 건조식품은 비타민B·C의 손상은 있으나 칼로리·탄수화물·칼슘·비타민D에서는 큰 증가를 보인다.
가공식품의 또 한줄기인 통조림류에는 당질함량이 높아진 대신 비타민A가 줄어든다. 또 통조림통의 양철과 식품의 유기산이 화학작용을 일으켜 철판에서 아연성분이 우러나와 맛을 떨어뜨리고 몸에도 좋지 않은 부작용도 있다. 근래에는 이의 방지를 위해 통 안쪽에 래커칠을 한것도 개발됐다.
냉동식품에 있어서도 지방질은 문제가 된다. 섭씨영하20∼40도로 처리됐다해도 단백질은 손상이 없으나 지방은 일부 효소의 작용으로 산패가 일어날수 있기 때문.
이밖에 돼지고기를 소금에 절여 칠레초석을 첨가, 훈증처리해 만든 햄이나 기타 해산물을 이용한 젓갈등 저장식품에는 나트륨이 많아 아질산염이라는 발암성물질이 될 가능성도 있다.
유교수는 『그러나 콜레스테롤 함량도 적고, 영양가도 고루 갖춘 마가린 같은 훌륭한 가공식품에서 가능성을 볼수 있다』면서 최근에는 과일에서 비타민C의 파괴를 거의 없게 하여 가공식품화하는 기술도 개발돼 미래에는 자연식품의 영양가가 그대로 보존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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