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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려올 외국손님 접대준비 바쁘다|올가을 국내서 열릴 국제행사 총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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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오는 25일 개막되는 ASTA총회와 10윌2일 열릴 IPU총회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앞두고 서울을 비롯한 전국이 손님맞이 단장에 바쁘다.
호텔·요식업소·관광지의 손질은 물론 교통편과 시장·뒷골목의 정비까지 귀한 외국손님들에「친절하고 깨끗한」한국의 인상을 심기 위해 관·민이 땀을 흘리고 있다.
올가을 이후 국내에선 그밖에도 15건의 크고 작은 국제회의가 예정돼 외국손님의 발길은 끊일 새가 없을 것 같다.
멀리는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등 큰잔치를 앞두고 올해 국내에서 열릴 각종 국제행사와 그 준비상황을 점검해본다.
올가을 이후 국내에서 열릴 각종 국제회의는 모두 17건.
ASTA·IPU외에 ▲제5차 아시아·오세아니아이비인후과학회▲제2차 조선설계에 대한 국제심포지엄▲제10차 동부지역공공행정기구희의등 1백명 이상이 참석하는 행사만도 8건.
성격별로는▲국제기구등 정부기관회의가 7건▲학술행사가 7건▲경제관계회의가 3건등이다. 7건은 정부기관이 주관하고 나머지는 학회·협회등 민간단체 주관으로 되어있다.
이들 국제행사 가운데 그 규모와 의의가 가장 큰 것은 말할 것도 없이 ASTA총회와 IPU총회.


「세계관광올림픽」이라고 불리는 ASTA (American Society of Travel Agents=미주여행업협회) 53차 총회는 우리나라 건국이래 가장 큰 규모의 국제행사다.
2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1백20개국에서 8천명의 관광업계대표들이 참석함 예정.
현재 뉴욕의 ASTA본부에 참가등록을 한 회원은 4천5백여명이나 앞으로 남은기간 2천여명의 추가등록이 예상되고 대회기간중 서울에서 직접 등록을 하거나 교역전·연예행사등에 참석할 비등록회원까지 포함, 8천명으로 보고 있다. 이번 총화는 참가자규모에 있어서나 참가자의 수준에 있어「최고」의 회의로 기대된다.
ASTA에는 세계1백28개국 1만8천여개 관광관계 기관·업체가 가입(우리나라는 67개 기관 단체)해 있는데 세계관광시장을 주름잡는 내노라하는 여행사·항공사·유람선회사·호텔· 렌터카·레스토랑·기념품상등이 다투어 참가를 신청하고 있기 때문.
소련을 포함한 동구권에도 대회준비위원회는 초청장을 보냈었는데 이번 KAL기 사건의 파장으로 일부 공산국가가 불참할 전망. 이률 빼고도 1백20여 회원국의 참가가 예상되고있다.
총회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다. 총회기간중 ▲25∼28일 4일동안 강남의 한국종합전시관에서는 세계각국 3백30개업체가 참가하는 관광교역전이 열리며▲11개코스의 당일∼3박4일 한국관광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으며▲참가각국이 주최하는 오찬·만찬등 각종 관광소개행사▲패션쇼▲고전의상쇼▲도요지견학▲골프대회▲테니스대회▲미니 마라톤대회등 자그마치 3백여가지의 갖가지 행사가 열려 그야말로 세계관광의 잔치가 된다.
이같은 행사준비를 위해 한국관광공사는 81년 하와이의 51차 총회에서 올대회를 유치한 직후부터 준비위원회를 구성, 그동안 치밀한 준비작업을 해왔다.
현재 마무리가 끝나 최종점검을 하고있는 준비상황을 보면▲우선 대표단이 묵을 숙소로 25개호텔에 5천63실을 예약해놓고▲l백70대의 고급전세버스를 새로 제작, 서울에 1백40대, 부산에 30대를 배치했으며▲총회장소인 세종문화회관에 2대의 텔릭스, 16회선의 전화를 증설하는등 회의준비를 마쳤고▲관광안내원 62명·대학생 1백92명을 교육시켜 안내를 맡도록 하고▲3만부의 쇼핑계몽책자를 제작, 동대문·남대문시장등에 배포했으며▲이들 상가는 정찰제를 실시토록 서울시등의 협조를 얻어 계몽했다.
주최측이 가장 신경을 쓴 행사는 하이라이트인 25일의 개막식에 이어 우리나라 관광명소를 멀티비전으로 촬영한 10분짜리 홍보영화를 상영한뒤 50분동안 서울시립무용단과 인간문화재 박귀희여사와 문하생의 고전무용등 우리 전통문화의 진수를 맛보일 프로그램을 짜놓고 있다.
손님이 묵을 호텔들은 호텔들대로 손님맞이 새단장을 끝냈으며 종업원들에게는 특별교육을 실시, 결례와 실수가 없도록 단속. 투숙손님들에게 나눠줄 선물까지 마련하는등 세심한 준비를 하고있다.
서울시는 서울시대로 김포∼마포사이 교통신호를 연동화로 바꾸는등 시내간선도로의 정비작업을 했으며 서울∼경주∼부산∼충무∼대구등 대표단의 11개 관광코스에 포함된 연변의 숙박지·접객입소·주유소·관광지주변 마을에는 3백80개의 수세식변소를 새로 마련하고 외국인전용안내표지도 달았다
이번 행사준비에 소요되는 직접경비만 12억원. 이에 비해 8천여명의 참가자들이 뿌리고 갈 돈은 약9백만달러(한화 68억원) 로 추산돼 크게 남는 장사다. 그러나 이같은 눈앞의 계산보다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을 세계의 관광시장에 본격적으로 소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관광산업발전의 획기적 전기가 되어야한다는 다짐이다.

<기타 국제회의>
그밖의 국제회의로는 10윌9∼14일 열리는 제5차 아시아·오세아니아이비인후과학회총회 (18개국 6백명 참가)와 10월19∼22일의 제2차 조선설계에 대한 국제심포지엄 (20개국 3백50명 참가) 등이 비교적 규모가 큰 행사.
이들 국제회의는▲참가자들이 각 분야에서 여론지도층에 있는 사림들이며▲회의기간이 길고 수준이 높아 쓰는 돈이 일반관광객보다 4배나 많고▲계절과 관계없는 행사이며▲대량관광객유치가 가능(1건당 1밴∼1만명)하다는 점에서 근래 새로운「산업」으로 등장하고 있다.
현재 세계전역에서 1년중 개최되는 각종 국제회의는 약 5천건 1건당 평균 5백명이 참가 연간 2백50만명이 회의를 위해 세계여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주제국은 60년대에 이미 국제회의 전담기구를 정부내에 설치,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펴는등 관심을 쏟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일본·필리핀등이 70년대 이후 국제회의 유치에 힘써 세계에서 필리핀이 8위 일본이 10위로 많은 국제회의를 열고 있다.
이에따라 이들 국가에서는 국제회의의 조직·준비를 전문으로 맡아 해주는 업체까지 등장하는 형평.
우리나라도 뒤늦게 80년대 들어 이같은 국제회의유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ASTA, IPU등 행사도 그같은 노력의 성과.
그러나 이같은 국제회의를 통해 한국의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는 주최측만이 아닌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손님마중의 일시적인 미화나 정비보다는 언제라도 손님을 맞아 부끄러움이 없게 우리 주변과 생활을 가꿔나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문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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