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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신문기술 진화 중…뉴스, 주문 받아배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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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난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세계신문산업기술박람회(IFRA)에서 내건 슬로건이다. 디지털 혁명에 발맞춰 신문도 신기술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는 함의가 담겨 있다. 그리고 슬로건에 걸맞게 박람회에선 눈부신 기술 발달의 현주소가 그대로 펼쳐졌다.

독일의 그레그 도르쉬사는 디지털 인쇄기를 통해 '개인맞춤 뉴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다. 독자가 국내외 신문 기사 중 원하는 영역을 전날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면 이를 편집.인쇄해 다음날 새벽 배달한다. 또 스위스 WAFEG사는 인화단계를 거치지 않고 편집국 컴퓨터(CTS)에서 직접 레이저를 쏴 인쇄단계로 넘어가는 윤전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런가 하면 독일 오체(OCE)사는 다품종 생산이 가능한 디지털 윤전기를 선보였다. 이미 미국의 뉴욕타임스나 독일의 쥐트 도이치 차이퉁 등이 이 윤전기를 활용하고 있다. 이들 신문사는 세계 시장을 겨냥, 현지에서 몇천 부씩 인쇄해 새로운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하드웨어만 진화하는 게 아니다. 소프트웨어의 발달도 눈에 띈다. 독일의 쿽(Quark)사는 기사 작성, 사진, 다자인, 레이아웃, 데이터베이스를 통합적으로 운용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컴퓨터를 통해 기사 교정, 기사 확인, 디자인 등을 종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또 특정 뉴스를 신문.인터넷. 모바일.방송 등에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소프트웨어도 개발됐다.

박람회에선 기술 외에 젊은 층 독자를 확보하기 위한 프로젝트들도 발표됐다. 독일의 미디어 그룹인 홀츠브링크 그라브너 부회장은 "젊은 층들이 좋아하는 기사 중심으로 콤팩트판(타블로이드)신문을 만들고 가격도 낮춰 성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내용 및 가격 차별화를 통해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판형을 줄인 영국 가디언지의 성공 사례도 발표됐다. 가디언의 조 클락 국장은 "이를 통해 판매부수가 33만 부에서 40만 부로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새로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 새로운 경영방식과 시장 개척만이 신문의 미래를 담보한다는 걸 확인한 박람회였다.

라이프치히=김택환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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