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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선수들 무릎부상으로 신음|잇따른 국내외 대회 뛰느라 혹사당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여자농구대표팀의 컴퓨터가드 박양계(22·한국화장품·lm71㎝가 양쪽 무릎부상으로 1주일째 훈련을 중단하고 있다.
박의 부상은 박찬숙(24·태평양화학·1m90㎝)의 퇴촌에 이은 불상사로 심각한 우려마저 안겨주고 있다.
대표팀은 지난달 말 개편에서 이미 오른쪽 무릎부상이 심한 장신 권명희(20·태평양화학·1m84㎝)를 제외시킨바 있다. 권은 일본에서 정밀진단을 받기 위해 9일하오 KAL편으로 떠났다.
이같이 여자농구대표 주전선수들이 잇달아 부상에 시달리는 것은 그동안 국내에선 물론 빈번한 국제대회에서 혹사당함으로써 빚어진 것이라는 선수부모들의 주장을 감독·코치들도 솔직이 인정하고 있다.
플레이메이커인 박양계는 지난6월 대만 존즈컵대회에서 우승하고 돌아온 직후부터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 소속팀 김평옥코치의 얘기. 그러나 박선수는 이후 브라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게임에 무리하게 뛰어 귀국 직후 걷기가 힘들정도로 아프기 시작했다는 것.
태릉 선수촌에 지난4일부터 입촌한 대표팀의 임영보감독은 『1주일째 훈련을 중단, 우신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있다. 박양계는 그동안 너무 무리해 9월말까지 쉬게할 작정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또 이미 오른쪽 무릎의 인대(심줄)가 늘어나 2주일째 기프스를 하고있는 박찬숙의 동생 찬미(선일여고3년·1m76㎝)도 지난주 끝난 쌍룡기 고교대회에서 역시 오른쪽 무릎뼈를 다쳐 똑같이 기프스를 하고있는 딱한 실정이다.
어머니 김순봉씨(50)는 『두 아이가 똑같이 다친채 누워있어 가슴아프다. 찬숙이는 중고교때부터 줄곧 10여년동안 주전으로 무리를 한것이 탈을 일으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찬숙은 병상에서 『앞으로 반드시 세계 상위입상을 이룬뒤 선수생활을 끝내겠다. 그래야만 나를 이렇게 키워주신 부모님들의 은혜에 보답하게 된다』고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다.
박은 체육회의 연금규정이 점수제로 바뀐뒤 20점의 동장(매월20만원)에서 1점이 모자라는상태. 따라서 앞으로 올림픽 3위 혹은 아시안게임 우승을 하는경우 20점을 넘게 된다.
농구선수의 무릎부상은 가장 흔한 공적으로 알려져 있다. 남자대표팀 전감독인 김인건씨 (삼성전자감독)는 『과거 김영일·이인표와 같은 선수들도 무릎부상으로 통증을 느끼며 선수 생활을 했다. 근래에 들어 이같은 부상이 더 늘어나는 것은 경기가 스피드화되고 더욱 격렬해졌기 때문이다』라며 완전히 완쾌되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얘기한다.
현 남자대표팀에도 신선우(현대)는 무릎연골수술을 받고 선수생활을 끝내는 듯 했으나 끈질긴 노력과 집념으로 재기, 지난해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데 수훈을 세웠다. 또 대표팀의 박종천(현대)도 계속 무릎이 안좋은 상태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안준호(삼성전자)는 무릎의 인대가 늘어나 대표팀에서 탈락됐으며 최부영(삼성전자) 이수기(한국은·현대표팀코치)는 선수생활을 중도에 끝냈다. 그러나 이성원(삼성전자)은 신선우와 마찬가지로 수술을 받은뒤 계속 뛰고 있으나 완전한 상태는 아니다.
이같은 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선수자신은 물론 지도자들이 서로 조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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