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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부성명은 엉터리 "의문 갈수록 늘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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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소련요격기가 지상통제소의 명령에따라 KAL기의 비행을 「중단」 시켰다는 6일자 소련정부성명은 격추책임이 소련쪽에 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었다. 그러나 이사건에 관한 의문이 이것으로 모두 풀리는 것은 아니다.
KAL기를 추격한 소련기의 조종사는 자신이 미사일로 공격하고있는 비행기가 비무장민간여객기라는 사실을 알았을까, 몰랐을까? KAL기는 소련의 주장대로 그들의 영공에서 격추됐을까, 또는 공해위에서 피격됐을까.
KAL기 조종사는 소련기에 무언가 신호를 보내려 노력했을까. 또 소련기조종사가 미사일을 발사하고 『목표물파괴』를 지상에 보고한 뒤에도 왜 12분이나 지나서야 KAL기가 레이다에너 사라졌을까.
소련정부성명은 요격기들이 KAL기가 민간여객기임을 알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관리들은 소련쪽이 그런 사실을 몰랐을리 없다고 말한다. KAL기의 정체를 확인하거나 경고하려는 진지한 노력을 하지않았으며 격추에만 급급했다는 얘기다.
소련성영은 KAL기가 무선연락에 응답치 않았으며 한 밤중에 운항등도 켜지않고 비행했다고 주장했지만, 백악관이 발표한 소련기조종사와 지상관제소간의 대화내용녹음테이프에 따르면 조종사는 『육안으로, 또 레이다로 비행기를 관찰하고 있다』고보고했다. 조종사는 또 「목표물」이 운항등과점멸섬광등을 밝히고있다고말했다.
미국관리들에 따르면 소련측은 KAL기를 처음엔 미국의 정찰기 RC-135로 오인했으며, KAL기가 이 지역을 날고있을 당시 한때 RC-135기는 공해상에서 KAL기 부근을 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관리들은 그것이 미사일발사 2시간30분전이며 격추당시엔 문제의 RC-135기는 이미 1천6백km나 떨어진 알래스카의 기지에 돌아와 있었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의문점은 격추당시 KAL기의 위치다. KAL기가 소련군사시설이 밀집한 지역의 소련영공을 침범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미국관리들은 공격당할 당시 KAL기는 소련영공을 빠져나가려하고 있었거나 이미 나와있었다고 말했다.
미정부관리들은 소련기가 KAL기에 아무런 경고도 하지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백악관이 6일 발표한 소련측 교신녹음테이프에도 「경고」의 내용은 없다.
한편 보잉747기의 성능을 잘아는 미항공전문가들은 KAL기가 미사일공격을 당한뒤 12분이나 지나서야 레이다에서 사라진 사실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열추적미사일은 점보기의 4개엔진중 하나 혹은 두개를 겨눴을 것이며 명중돼 폭발하면 비행기는 즉각 기능을 상실해 매우 빠른속도로 떨어지며 조종사에 의한 제어는 불가능했을것이기 때문이다.【AP=본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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