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박물관서 국보 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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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공주박물관에 강도가 침입해 국보급 문화재를 강탈해 간 사건이 발생했다.

15일 오후 10시25분쯤 충남 공주시 중동 국립 공주박물관에 30대 초반의 괴한 두명이 침입, 1층에 전시돼 있던 국보 247호 금동관음보살입상(金銅觀音菩薩立像.사진) 등 문화재 4점을 훔쳐 달아났다.

범인들은 출입문을 통해 당직실로 들어가 근무 중이던 朴모(35.학예연구사)씨를 전기충격기와 흉기로 협박한 뒤 전시실로 들어가 범행했다.

이들은 금동관음보살입상과 함께 1986년 보령 앞바다에서 인양된 고려시대 청자상감 포류문대접과 청자상감국화문고배형기, 같은 해 공주시 계룡면 하대리에서 출토된 분청사기인화문접시 등 문화재 3점도 가져갔다.

朴씨는 경찰에서 "당직실에서 책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괴한들이 들어와 전기충격기와 흉기를 들이대며 위협, 양손을 뒤로 묶고 눈과 입을 테이프로 가렸다"고 말했다.

당시 박물관에는 청원경찰 두명이 근무 중이었으나 정문 등에 배치돼 있어 괴한들의 침입을 알지 못했다. 1층 전시실에는 폐쇄회로 TV(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범행장면을 촬영하지 못했다. 경찰은 범인들이 국보급 문화재만 골라 재빨리 달아난 점 등으로 미뤄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범인들이 당직자 朴씨를 묶었던 청테이프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정밀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동일 수법 전과자 1백70여명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공주=조한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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