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국고사 탐방』출판한 일건축가 야마다·오사무씨 내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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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5월 일본인 건축전문가로서 한국의 사찰건축에 관한 『한국고사탐방』을 펴내 관심을 모았던 「야마다·오사무」(산전수·54·대판시립공예고 건축과장)씨가 잠시 내한했다.
그가 이번에 한국에 온것은 이 책을 쓰는데 깊은 인연을 맺고 있으나 지난 40여년간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한 국민학교 동창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제가 국민학교에 다닌 것은 1940년대 초였읍니다. 그때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그만인 한국인 학생이 있었는데 그는 우리반 반장이었지요. 국어시간에 일어난 일입니다. 「한국의 시골」이란 과를 배울때였지요. 반장이 그것을 읽게 됐어요.
「집안에선 모녀가 다듬이질을 한다」는 대목에서 그는 목이 메는듯 더 읽지를 못하고 두줄기 눈물이 그의 얼굴을 적시고 있었어요. 저는 그날의 광경을 잊지 못합니다.』
「야마다」씨가 그날 받은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강한 인상은 바로 한국에 대한 끊을 수 없는 관심으로 이어졌다.
『처음부터 제가 좋아서 한일이지만 지난 65년이래 80여차례 한국에 와 온갖 절을 답사한 끝에 이 책을 쓰게 됐읍니다. 「저자후기」에 국민학교때의 그 인연을 적고 그 친구가 지금도 보고싶다고 썼더니 이 사실이 일본에서 보도되자 독자들이 중심이 돼서 옛하숙집을 수소문하는등 사방으로 찾은 끝에 그가 대구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것입니다.』
대구에 사는 김재익씨(신세계종합학원장). 「야마다」씨는 18일 서울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잊을수 없는 친구를 만났다.
『두집 식구가 다 모였지만 마치 지난 세월을 매일 만났던 것만큼이나 친숙했읍니다.』
지금까지 건축에 관한 저서를 20권째 펴냈다는 「야마다」씨는 한국의 어디를 가도 친절하나 산속의 절과 시골여관 같은데선 말이 잘 통하지 않아 무척 애를 먹었다고 털어놓는다.
「한번은 대전역에서 말이 안통해 표를 못사고 곤경에 처해 있었는데 마침 옆에 서 있던 젊은 분이 통역해줘 도움을 받았어요.
그가 바로 이덕봉교수(동덕여대·일본문학)였읍니다.
그후 그와의 계속적인 사귐은 학문적으로 큰 자극을 주었읍니다.』
이번에 펴낸 책에선 한국 사찰의 목조건축과 석조물에 대해 초보자도 알기 쉽게 설명하는데 중점을 뒀다는 「야마다」씨는 『이제 가볼만한 절은 모두다 가봤으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은 절도 가게된다면 「속편」도 써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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