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그림 새로운 취미·부업으로 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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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유리그림(glass painting) 이 새로운 공예로 일반인의 관심을 끌고있다.
유리그림이란 스테인드글라스의 한 기법으로 색유리 대신 특수물감을 사용, 유리에 무늬를 그려넣음으로써 색유리 모자이크와 같은 효과를 얻는 것.
독일에서 스테인드 글라스를 전공한 여류공예가 남용고씨가 작년5월 언론기관 문화센터의 스테인드글라스 강좌를 통해 부분적으로 소개하기 시작한 것이 시초.
이것이 불과 1년여만에 서울시내만도 약1백군데의 사설강습소가 생겨날만큼 급속도로 붐을 이루고있다.
이같이 유리그림 보급이 확대된 중요한 원인은 유리염료의 개발이란 것이 남씨의 지적.
처음에는 유리그림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국내에서 유리염료생산도 전혀 없어 고가의 수입염료를 사용할수 밖에 없었다.
유리그림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국내제조업체들이 염료개발에 관심을 집중, 작년6월 첫 유리염료 국내생산 이후 현재 6∼7군대의 전문업체가 생겨날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유리그림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배우기가 쉽고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데다 부업으로서의 가능성도 크기 때문.
현재 유리그림강습은 주1회3시간씩 3개월과정에서부터 주5회 1시간씩 2개월 과정등 여러 과정이 있으며 비용도 3개월간 4만원에서 월2만∼3만원등 강습소에 따라 차이가 많다.
유리그림은 유리 자르기가 첫걸음. 우선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자유자재로 유리를 다룰 수 있게끔 지도를 받는다.
이것이 끝나면 본격적인 유리그림이 시작된다. 먼저 라인액체로 선을 그려 형태를 잡은 다음 4∼5시간후 이것이 마르면 물감을 칠해준다. 투명하게 표현하고 싶을 때는 물감에 투명액체를 희석하고, 불투명하게 처리하고자 할때는 불투명액체를 희석하면 된다. 어느 경우건 물감을 빨리 굳힐 수 있게끔 경화제를 섞어주어야한다.
이같은 그림제작은 처음에는 미리 프린트된 도형2∼3가지를 그대로 본떠 그리다가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자신이 직접 창작을 하게되는데 숙련과 함께 도형도 평면에서 입체제작으로 발전돼 간다.
유리그림물감은 튜브식이 있으나 이는 염료의 낭비가 많아 최근에는 나무피클을 이용하여 선을 긋고 색을 칠한다. 완성된 작품은 열처리를 해주어야 오래 보존될수 있는데 국내에는 이를 의한 가마가 보급돼 있지 않아 헤어드라이를 이용, 70∼80도의 열처리로 끝맺음을 해준다.
그림도구의 가격은 유리 자르는 칼이 국산 3천원, 서독제 8천∼1만원, 물감·경화제·라인액체·투명액체·불투명액체로 된 물감 1세트가 8천원이다.
유리그림을 시작한지 3개월째가 된다는 한애순씨(35·주부·서울관악구상도동)는 『유리를 자르는 것이 겁이 나고 어려웠으나 할수록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유리그림을 배우기 위해 안양에서 올라온 최희옥씨(30·주부)는 「여러가지 색채를 다양하게 낼수있고 투명한 유리에 그림을 넣어 항상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 유리그림은 색유리를 절단하여 오려붙이는 스테인드글라스기법에 비해 힘이 덜들고 값도 싸게 먹히며 티테이블·가리개·램프등 각종 가정용구제작을 할 수 있어 시장성도 높은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문제는 있다. 유리염료제조업체가 영세하고 개발기간이 짧아 아직 선진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
그간 4백여명의 수강생을 배출해 낸 남씨는 『유리그림이 한때의 붐으로 그치지 않고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날림식 강습행위중단과 염료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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