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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줄 모르는 헬스케어 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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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국내 헬스케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업과 병원들의 헬스케어 박람회가 늘고 있다. 한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피부관리 상담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말부터 증시가 휘청이면서 펀드 시장도 맥을 못추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 국내 기업의 실적 발표와 같은 대내외 변수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홀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며 주목 받는 헬스케어 펀드다. 헬스케어 펀드란 건강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와 의료비 지출 증가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국내외 의약품 회사를 비롯해 바이오·건강보험·의료기기 제조사 등이 투자 대상이다.

 2일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헬스케어 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5%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는 4.6% 빠졌다. 해외에 투자하는 헬스케어 펀드 성과는 더 낫다. 6개월 수익률은 24.3%로 해외주식형 펀드 가운데 1위에 올랐다. 특히 27.8%의 수익을 낸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프랭클린미국바이오헬스케어펀드’가 선두에 올랐다. 뒤를 이어 한화자산운용의 ‘한화글로벌헬스케어펀드’가 12.5% 수익을 올렸다.

 헬스케어 종목의 주가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선진국 헬스케어 지수는 6개월간 9.4% 상승했고, 같은기간 코스피 시장의 의약품 지수도 7.9% 올랐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 현상으로 헬스케어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봤다. 현대증권은 유럽 같은 주요 선진국은 2025년에 전체 인구 중 5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40%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도 2013년 24%에서 2025년 35%로 늘 전망이다. 김철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인구 고령화와 의료비 지출 증가는 헬스케어 산업 성장의 든든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헬스케어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대표도 “요즘같은 저성장 시대엔 성장 엔진을 갖춘 헬스케어 산업이 매력적인 투자처”이며 “실제 인구 고령화와 신흥국의 경제 발전으로 건강관련 소비가 늘면서 헬스케어 관련 기업의 주가가 많이 오르고 있다”고 했다.

 정부와 기업들이 신성장동력으로 헬스케어 산업을 꼽는 점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는 데 300억원을 지원하는 ‘스마트 헬스케어산업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시스템 구축부터 헬스케어 산업을 키우는 데 필요한 기업들의 연구 개발과 해외 진출을 적극 돕는다는 내용이다. 이미 삼성·애플·구글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기업은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에 건강기능을 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철영 연구원은 “삼성전자도 갤럭시 기어에 헬스케어 기능을 융합해 개인 건강관리 분야로 사업 영역을 키우고 있다”며 “앞으로 IT기술의 발전에 따라 헬스케어 산업도 함께 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헬스케어 산업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점에는 이론이 없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성과가 좋은 기업이 늘고 있다”며 “장기투자자라면 헬스케어 펀드나 헬스케어업종 비중이 높은 펀드를 고려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영 펀드온라인코리아 팀장은 “아직까지 헬스케어펀드는 성장 초기 단계라 자금 유입의 변동이 큰 편”이라며 “장기적인 시각으로 분산투자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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