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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후속 개편 최소화 '가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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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청와대와 법무부가 정상명 검찰총장 내정자의 취임 이후 있을 후속 인사의 폭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23일 "4월 고위 간부들에 대한 인사가 있은 지 6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또다시 대폭 인사를 할 경우 인적 손실은 물론 불법 도청 사건 등 현재 진행 중인 대형 사건 수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내정자도 이미 대검 간부들에게 내년 정기인사 때까지는 현 지휘부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신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등의 일정을 감안할 때 11월 중순께로 예상되는 고위 간부급 후속 인사는 공석이 된 자리들을 메우는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 "총장 동기인 17회의 대거 용퇴는 없을 듯"=사법시험 17회(1975년 합격) 출신인 정 내정자와 동기인 검찰 간부들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다. 정 내정자 동기들은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안대희 서울고검장.임승관 부산고검장.이기배 수원지검장.유성수 의정부지검장 등 5명이다. 청와대 측이 21일 후임 총장으로 정 차장이 유력하다는 입장을 밝혔을 때만 해도 대폭적인 검찰 수뇌부 개편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 인사가 많았다. 그러나 청와대와 천정배 법무부 장관 등은 이들에게 "검찰 조직의 안정을 위해 검찰에 남아 달라"고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배 검사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는 정 내정자가 지휘권 발동 파문 이후 동요하는 검찰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서는 이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 내정자는 몇몇 동기들에게 "조직을 안정시키고 현재 진행 중인 사건 수사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일선 검찰 간부들도 안대희.임승관 고검장과 이 지검장 등에게 "동기가 총장이 됐다고 일괄 사표를 내서는 안 된다"며 동반 퇴진을 적극 만류하고 있다.

◆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 유임될 듯"=이에 따라 사표를 내는 고위 간부는 사시 16회의 서영제 대구고검장과 임래현 법무연수원장, 17회의 1~2명 등 모두 3~4명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은 최근 최대 현안이 되고 있는 국정원의 도청 사건 등을 원만히 처리해 온 점을 감안해 유임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지검장도 한때 용퇴 의사를 밝혔으나 정 내정자의 간곡한 요청을 수용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차장과 서울고검장 등도 17회의 검찰 간부들로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검사장급 간부들이 임명돼 온 고검 차장직은 공석으로 남겨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검사장급 승진 인사는 없을 수도 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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