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부인을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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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통령은 시종 말없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도시의 여러군데가 파괴된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건물들은 앙상하게 파괴되었고 여기저기 포탄에 맞은 자취가 드러나 보였다.
대통령은 침통한 표정이었다. 나는 뒤에 타고있는 황비서에게 「맥아더」장군에게 수여할 훈장과 훈기를 확인시켰다.
김포비행장에 도착하니 많은 차들이 늘어서 있었다. 우리가 탈 차는 「맥아더」장군이 마련해준 카키색 세단이라고 「노블」이 가르쳐 주었다. 눈에 익은 몇몇 특파원과 기자들이 대통령의 서울복귀를 취재하려고 기다리고 있었고 「맥아더」장군 곁에는 「워커」장군, 「아몬드」장군, 「조이」장군 등이 서있었다.
대통령은 비행기트랩을 내린다음 「맥아더」장군과 악수를 나누며 감격적으로 껴안았다.
그순간 나는 눈시울 뜨거워지고 목이 메어 대통령 뒤에 가만히 서있었다. 이어 「맥아더」장군이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서 나에게 자기부인의 안부인사를 전했다.
「맥아더」장군의 부인은 아주 매력있는 주부이고 자기남편의 지위 때문에 티를 내는 일이 없는 겸손한 아내였다. 우리는 만나자마자 금방 친숙해졌고 서로 마음이 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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