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현대와 사업 전면 재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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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아태위 대변인은 "개성관광에 대해 말한다 하여도 현대와는 이 사업을 도저히 할 수 없게 되었으며 부득불 다른 대상들과 관광 협의를 추진해 나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북측의 이런 입장 표명에 따라 현대의 금강산관광사업은 1998년 11월 출범 이후 7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시범관광을 마친 개성관광도 본관광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대변인은 또 "2000년 8월 현대 측이 우리와 체결한 '7대 협력사업 합의서'라는 것도 해당한 법적 절차와 쌍방 당국의 승인을 전제로 하고 있고 필요에 따라 수정 보충하거나 다시 협의할 수도 있게 돼 있다"며 "합의의 주체도 없어진 조건에서 우리는 구태여 그에 구속되어 있을 이유마저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현대의 책임 있는 당사자들은 그 무슨 비리라는 것을 걸고 김윤규 부회장의 흠집을 들추다 못해 대북협력기금의 유용이니 뭐니 하는 혐의까지 들씌우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어(심지어)는 김윤규 비리에 북도 관련되었을 것이라는 망발도 서슴지 않으면서 우리까지 공범자로 걸고 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 담화에서 "현대 상층부가 곁에 와 기생하려는 야심가들을 버리고 올바른 길에 들어선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금강산관광의 넓은 길을 열어주는 아량을 보이게 될 것"이라며 협의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현대그룹은 이날 "갑작스러운 북측의 담화로 매우 당혹스럽다"면서도 "좀 더 시간을 갖고 북측과 진지하게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종.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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