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부들, 가사에 컴퓨터 활용|한정선교수(미웨스턴켄터키대)가 말해서 미가정의 컴퓨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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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로보트가 제2의 인간이라 한다면 컴퓨터는 손발이 따로 필요없는 인간 두뇌의 결정체라 할만하다.
국내전자업체가 퍼스널컴퓨터를 개발, 시중에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컴퓨터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즈음하여 미국에서 일시 귀국한 한정선교수(컴퓨터보조학습·웨스턴켄터키대교수)를 만나 미국가정에서의 컴퓨터 이용실태등을 들어봤다.
『컴퓨터야말로 정보시대에 곡맞는 매체지요. 미국에서 컴퓨터는 사업관계 산업분야에서 주로 쓰여왔지만 차차 가정에서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 변화입니다』 한교수는 『멀지않아 주부들도 컴퓨터를 모르면 문맹자신세를 면키어려울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미국가정에 컴퓨터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3∼4년전 기술개발로 소형컴퓨터가 제작되면서 값도 싸지자 퍼스널 컴퓨터가 날개돋친듯팔려 나갔던 것.
처음에는 퍼스널 컴퓨터에 매료된 남편들이 주말여행까지 들고다녀 참다 못한 부인들이 판매회사에 항의전화를 거는등 「컴퓨터 과부」부작용이 대단했으나 이젠 부인들도 컴퓨터조작법을 함께익혀 이를 가사에 활용할정도로 크게 바뀌었다.
미국주부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은 은행관계업무. 현금보다 가계수표를 주로 사용하는 그들은 전화세·전기료·크레디트 대금등의 계산을 컴퓨터로 처리, 일일이 은행에 들러야하는 변거로움을 줄이고 있다는 것.
또 품목별 세금계산이나 증권에 관한 각종정보도 수록하여 구입해 놓은 줏가의 변동을 점검하는데까지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이 주부들의 컴퓨터 활용이 늘어가자 주부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유선으로 연결, 컴퓨터에 전달해주려는 계획도 진행되고 있다.
현재 검토중인 것은 쇼핑 가이드. 예를들면 기왕의 캐털로그로 소개된 세일정보 (장소· 시기·비용·품목등) 을 화면에 보여주고 사고자하는 품목과 자신의 사이즈를 누르면 3차원으로 처리된 풀품이 화면에 나타나 모양을 한눈에 볼수 있게끔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같이 편리한 컴퓨터도 다룰줄 모른다면 그림의 떡.
한교수는 주부들이 컴퓨터를 배울 때 가장 큰장애요인으로 「기계를 다뤄야 한다는데서 오는 막연한 공포감」을 꼽는다. 이것을 일단 이겨낸다면 컴퓨터 입문의 절반은 마친 셈이라는 것. 그 다음은 배운 것을 익히기만하면 되는 것이다.
컴퓨터학습의 기본은 컴퓨터 언어인 베이식 랭귀지룰 익히는 것. 소프트웨어와 키보드 사용을 통해 컴퓨터와 친숙해진다음 베이식 랭귀지를 활용하여 프로그래밍으로 발전시켜 니간다.
『컴퓨터는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같아요. 집중하여 반복을 계속해 나가면 들인 시간만큼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는 현재 미국대학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교양과목처럼 돼있으며 이제 컴퓨터 조작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어야할 기본상식처럼 돼있다고 설명하고 미국에서 일고 있는 컴퓨터 문맹퇴치운동이 한국에도 결코 먼미래의 얘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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