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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금융영업 '콜센터 대전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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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콜센터가 은행과 증권.카드.보험사 같은 금융회사들의 경쟁력 잣대로 떠올랐다. 인터넷.텔레뱅킹 서비스 이용 고객이 크게 늘면서 콜센터가 고객과 만나는 최전선 창구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프라이빗뱅킹(PB) 전문가를 전담 배치키로 하는 등 특화된 콜센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콜센터를 고객 관리업무의 '허브(중심)'로 키우는 추세다.

◆ '영업의 심장부'로 부상=국내 최대인 2000석 규모의 콜센터를 갖춘 국민은행 관계자는 "매달 2000만~2500만 건의 업무를 콜센터에서 처리한다"고 밝혔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하루 동안 전국 지점을 찾는 고객(8만 명)의 약 25%에 해당하는 이용자를 콜센터에서 소화한다"고 소개했다. 증권.보험사 역시 콜센터의 자동응답전화(ARS)를 포함해 하루 평균 10만 건 이상의 콜센터 업무를 처리한다. 업무 범위도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처음엔 잔액조회나 카드 분실 신고 등이 주된 일이었으나 지금은 금융상품 상담과 가입.해지, 카드 한도 조정, 보험 만기 조회와 보험금 지급 신청 등의 업무를 전화 한 통화로 척척 끝낼 수 있다.

콜센터는 특히 새로운 수익 창출 부서로 발돋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텔레마케팅을 통해 12억원의 수익을 올렸고, 삼성증권은 올 들어 매달 7000억원의 주식 약정과 24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 콜센터 박미아 과장은 "최근엔 예금 만기 통지, 해외 송금 대행, 연체 관리까지 콜센터가 대신 한다"고 말했다.

◆ 튀는 서비스가 무기=이렇게 콜센터가 돈을 버는 창구로 떠오르자 금융사들은 특화 서비스 찾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거액 자산가를 위한 PB 업무를 중시하는 하나은행은 VIP 고객들을 위해 곧 PB 전문가를 콜센터에 전담 배치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국내 최초로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 서비스에 나섰고, 버튼 조작 없이 고객 음성으로 업무가 가능한 서비스도 선보였다. 한국증권 고객지원센터 김진 부장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고객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문제가 있을 때 직접 방문해 처리하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운영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 돈과 인재를 투입하라=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정예 상담원을 배치하고 첨단 시설을 갖추려는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삼성증권은 이미 콜센터 직원의 85%가 투자상담사 자격을 갖고 있다. 우리은행은 덩치 불리기에 한창이다. 상반기에 텔레마케터 70여 명을 새로 뽑아 740여 명의 텔레마케터 군단을 구성했으며 최근 60명을 더 선발해 10월 말부터 현장에 배치키로 했다.

국민은행은 내년까지 70억원을 투입해 하드웨어와 상담 절차 등 전체적인 리모델링을 끝낼 예정이다. 은행 관계자는 "올해 콜센터를 통해 2만여 건의 신규 예금을 유치했는데, 지금 텔레마케팅으로 파는 10여 가지 상품을 내년엔 모든 상품으로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호.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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