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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회사들 대형화 레이스|"자본금 2백억?고지를 선점하라"|사채지급보증·CP 중개가능|해외지사·현지법인 만들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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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본금 2백억원짜리 증권회사-. 명예 면에서나 실익 면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이에 먼저 선착하기 위해 상위증권회사들이 치열한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자본금이 2백억원 이상되면 회사채 지급보증업무·CP인수 및 매출·어음중개업무가 허용된다.
이밖에도 해외에 사무소 및 현지법인을 설립, 해외영업활동이 가능해진다. 대그룹의 경우 계열증권회사를 통해 자사의 주식관리는 물론 회사채 발행지급보증·어음중개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수월해져 그룹의 돈줄로서의 활용이 크게 확대된다.
결국 일종의 종합금융업무를 하게될 자본금 2백억원 이상의 1그룹과 1백억원 정도로 회사채 발행시 주간사업무 등 기존대형회사의 업무를 맡아볼 2그룹, 그밖에 주식매매나 환매채 취급 등 주식브로커형태를 취하게될 3그룹으로 뚜렷한 계층화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현 증권회사들의 자본금이 50억∼80억원 정도이므로 이를 2백억원 이상으로 올리는 것은 기업그룹계가 아니고서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제1그룹에 가장 빨리 선착할 회사는 합병작업이 진행중인 동양증권(대자그룹)과 럭키증권(럭키금성그룹)이 될 가능성이 많다.
동양증권은 현재 진행증인 삼?와의 합병작업을 마무리짓는 대로 곧 증자를 실시, 자본금을 2백억원대로 높일 방침이다.
럭키증권도 11월1일 대보증권과 합병이 되면 자본금이 1백60억원으로 늘기 때문에 이를 2백억원으로 늘리는 것은 별로 어렵지않다. 늦어도 올 연말까지는 증자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합병을 통한 대형화와는 달리 자체 증자를 계획하고있는 업체도 있다.
이는 효성증권(효성그룹)을 제외하고는 뚜렷이 팔려고 내놓은 증권회사가 없는데다가 기존업체를 흡수합병할 경우 고객확보·영업망 확충 등에는 유리하지만 그만큼 돈이 많이들고 절차도 번거롭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화약계열의 제일증권이 자체증자를 통한 대형화를 서둘고 있다.
제일증권은 최근 같은 계열의 삼?투금과 함께 소공동 요지의 대한상의부지를 사들였는데 빠르면 올해안에 증자를 하고 이 장소에 새로운 건물을 지을 계획을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제그룹계열의 동서증권과 현대그룹계열의 국일증권도 이들 선두그룹에 합류하기 위해 증자문제가 본격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증권도 사업주의 보수적인 성향 탓으로 증자를 결심하기에는 시일이 좀 걸릴지 몰라도 자본금을 2백억원대로 끌어 올릴 전망이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대자계열의 동양, 럭키금성계열의 럭키, 한국화약계열의 제일, 현대계열의 국일, 국제계열의 동서가 제1그룹을 형성할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자본금 80억원의 기존대형회사중 한신과 대신은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됐다. 『지금까지 선두그룹을 형성해온 한신과 대신으로서는 2백억원대의 회사로 키우고 싶은 의욕은 많겠지만 문제는 자금력이다.
그러나 동원산업계열의 한신이나 양재봉씨 소유의 대신도 현재로서는 결코 대형화 대열에서 뒤처지지 않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자체증자 뿐 아니라 다른 증권회사와의 합작가능성도 있다.
효성그룹이 매각 방침을 굳히고 있는 효성증권이 어디로 넘어가느냐도 주목거리.
그동안 꾸준히 증권업 진출을 노려온 L그룹·M그룹 등이 여전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매각설이 나돌고 있는 L그룹계열의 D증권도 주목거리.
현재 자본금 50억원 규모의 중형 증권회사는 라이프계열의 대한, 대성문화사의 신영, 대림계열의 서울, 한양학원의 한양, 한진그룹의 한일, 한 일 합섬계열의 부국, 한양투금의 동남, 윤장섭씨의 유화 ,태평양화학계열의 동방, 동국제강 계열의 고려 등 모두 10개 회사.
이중 일부는 1백억원대 정도로 증자, 또는 합작을 추진해 지금 80억원짜리 회사가 맡아 기능을 해온 제2그룹에 남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대열에서도 밀리는 업체는 결국 주식매매·환매채 등을 취급하는 일종의 주식브로커 형태로 남거나 아예 회사를 정리해버릴 업체도 나올 전망이다.
이같은 증권업계의 개편 움직임과 함께 관심을 끌고있는 것은 외국증권회사의 움직임.
자본금 2백억원 이상의 증권회사에 대해 해외영업업무를 허용하는 한편 이들 회사에는 외국증권회사가 10%범위 안에서 자본출자가 허용됨에 따라 일본증권회사들이 이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나라에 사무소를 갖고있는 외국증권회사는 일본의 노무라(야촌), 야마이찌(산일), 다이와(대화) 등 3개로 아직 이들과는 국내 몇몇 업체가 사원연수 등의 협조관계 이외에는 별다른 제휴가 없으나 앞으로 증권시장의 국제화 등에 대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박태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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