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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 무적함대 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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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축구스타들이 총집결해 있는 레알 마드리드가 무너졌다.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델레 알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유벤투스(이탈리아)의 삼각 편대 다비드 트레제게-델 피에로-파벨 네드베드에게 연속골을 내줘 1-3으로 졌다.


전반 12분 선제골을 넣은 트레제게가 두 팔을 활짝 펼치며 환호하고 있다.
[토리노 로이터=뉴시스]

원정 1차전에서 1-2로 졌던 유벤투스는 레알 마드리드와 1승1패를 이뤘으나 골득실차에서 앞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미 결승에 선착한 AC 밀란에 이어 유벤투스가 결승에 오름에 따라 챔피언스리그 사상 처음으로 이탈리아팀끼리 결승전을 치르게 됐다.

결승전은 오는 29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 구장에서 단판 승부로 열린다. 6만7천여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은 유벤투스의 움직임은 물흐르는 듯했다.

공격을 책임진 삼각 편대 이외에 오른쪽 사이드를 자유자재로 유린한 잠브로타-튀랑의 콤비 플레이도, 경고 누적으로 1차전에서 빠졌던 에드가 다비즈의 중원 장악력도 레알 마드리드의 지네딘 지단과 루이스 피구에 뒤지지 않았다.

전반 12분 델 피에로의 헤딩 패스를 받은 트레제게의 왼발 슛으로 기선을 제압한 유벤투스는 1-0으로만 이겨도 원정 득점 우대 원칙에 따라 결승에 오를 수 있었으나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전반 43분 델 피에로의 추가골에 이어 후반 28분에는 네드베드가 미드필드에서 날아온 롱패스를 오른발로 논스톱 슛,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레알 마드리드로선 대회 2연패와 통산 열번째 우승의 꿈이 날아갔다.

그나마 선전했던 피구도 뼈아프긴 마찬가지였다. 후반 7분 발목을 다친 호나우두까지 투입하며 배수진을 친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22분 만에 호나우두가 페널티킥을 얻어내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피구의 슛은 유벤투스 골키퍼 부폰의 선방에 막혔다. 그것으로 사실상 승부는 돌이킬 수 없었다.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지단의 골은 그저 최소한의 자존심이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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