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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큐레이션 서비스 진화

중앙일보

입력

남성 패션 매장에서 스타일 컨설팅회사 노커스의 박지현 대표(오른쪽)가 고객 남궁훈씨에게 스타일 조언을 하며 쇼핑을 돕고 있다.

쏟아지는 정보와 수많은 상품.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나에게 맞는 정보와 상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끊임없이 망설이기만 하는 이른바 ‘햄릿증후군’이 생겼을 정도다. 선택 장애에 빠진 소비자들의 의사 결정을 도와주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직장인 최시연(40)씨는 새해 들어 한 달에 두권 이상 책을 읽기로 다짐했다. 하지만 며칠 전 무작정 책을 구입하기 위해 서점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렸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하던 그는 최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북맥’을 다운받아 어렵지 않게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을 구입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남궁훈(26)씨는 학벌과 능력 어느 면으로 보나 손색 없는 인재지만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고민이 생겼다. 바로 자신의 스타일을 찾는 일이었다. 의류 매장을 수없이 다니며 나름의 방식으로 한껏 멋을 내도 어색할 뿐이었다. 그는 얼마 전 스타일 컨설팅회사 ‘노커스’에 의뢰해 자신의 스타일을 보다 쉽게 연출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 취향에 맞는 최적 라이프 스타일 제안
정보 과잉 시대에 ‘햄릿증후군’을 위한 소비 트렌드가 진화하고 있다. 정보와 상품의 홍수 속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현대인들을 위한 큐레이션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의 취향을 분석해 그에 맞는 최적의 상품을 추천해 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는 단순히 인기 순위를 나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개별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정보들을 취합·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발전해 소비자 맞춤형 틈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비스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유명 제과점과 제휴해 매일 아침 명품 제과를 배송하는 ‘헤이브레드’, 고가의 화장품을 체험할 수 있는 ‘W박스’, 수입 식품을 알아서 골라주는 ‘푸드플랩’, 전문 큐레이터가 주방·인테리어·침구·액세서리·애견 제품을 추천해 주는 ‘바이박스’, 취향에 맞는 음식점을 안내하는 ‘포크’ 같은 식품·뷰티·생활용품·건강식품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를 포함해 최근 들어서는 출판·영화·음악·뉴스·도서 같은 콘텐트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영화 추천 앱 ‘왓챠’, 도서 추천 서비스 ‘북플’, 음악 스트리밍 앱 ‘비트’, 개인 맞춤형 뉴스를 추천해 주는 ‘카카오토픽’ 등이 대표적인 예다. TV나 영화 등 미디어의 영향력으로 베스트셀러가 되는 출판시장 트렌드 역시 큐레이션 서비스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프라인 시장 역시 취업·경영·자산·외모 관리 같은 기존의 맞춤 서비스에서 개인의 소소한 일상을 분석해 최적의 라이프 스타일을 찾아 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패션·뷰티 분야의 경우 연예인 같은 유명인사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내놓고 있다. ‘노커스’의 경우 남성만을 타깃으로 개인의 스타일과 이미지를 찾아 가치를 높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재킷과 넥타이, 셔츠와의 조합, 스타일별 포인트 주는 법, 액세서리 아이템 유형, 체형에 어울리는 의류 선택 요령까지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스타일 컨설팅 회사인 ‘스타일 스타’는 이탈리아 유명 패션스쿨 출신의 스타일 메이커와 국내 명문대 대학원 의류학을 전공한 전문 강사가 일반인과 VIP 고객에게 고품격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직접 맞춤 제작을 하거나 쇼핑 대행 해외직구 같은 구매 대행 서비스도 제공한다. ‘햄릿증후군’ 소비자들에게는 시간이나 돈 낭비 없이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데다 자신의 스타일까지 찾을 수 있는 일석삼조의 기회가 되는 셈이다.

◆curation service
큐레이션이란 정보 과잉 시대에 의미 있는 정보를 찾아내 더욱 가치 있게 제시해 주는 것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주로 쓰는 용어를 말한다. 큐레이션 서비스란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적절한 콘텐트 등을 추천해 주는 의미로 사용된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정기구독을
뜻하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과 상업을 뜻하는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로 구매자가 정기 구독료나 가입비를 지급하면 업체가 상품을 알아서 선정해 정기적으로 배달해 주는 상거래를 말한다.

<글=강태우 기자 ktw76@joongang.co.kr, 사진="서보형" 객원기자, 촬영 협조="신세계백화점"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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