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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구제기관이 아니다"|한국교회의 「헌금문제」를 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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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0면

최근 몇몇 일간지에 『교회헌금이 잘못쓰여지고 있다, 교역자의 소명의식이 약하고 교회의 사회적 책임의식이 희박하다, 십일조는 구약의 율법이기때문에 오늘에는 별 의의가 없다』는 등의 기사와 투고가 실렸다. 시비가 분분한 험금의 올바른 이해를 위한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해보고자 한다.
교회당이 사치스럽다고 하나 6.25동란 이후 예배중심의 자그마하게 지은 교회당들이 수명도 거의 다되었고 양적 팽창을 수용할 길이없어 신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선교 1백주년을 맞는 성숙한 한국교회가 복음의 황금시기를 후세에 증언할수있는 기념탑이될만한 교회당을 짓는일을 낭비이거나 사치라고 볼수는 없다.
미국 뉴욕 리버사이드교회는 「록펠러」가 중심이 되어 한화로 약3천2백억원을 들여 지었다.
세계 제1위의 교회와 6위의 교회가 얼마나 자랑스럽고 대견한가!
교역자가 사치하거나 자기만을 위한다면 그것은 크게 반성하고 고쳐야한다. 그러나 교역자가 어느정도의 경제생활에 안정이 없이는 정신적·영적인 업무수행을 할수가없다.
교회헌금이 38가지나 된다고 했지만 교회헌금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것은 신도들이 주일마다 형편대로 드리는 주일헌금과 구약시대에는 교역자의 생활비에 해당했던 (현재는 꼭 그렇다고 보지않음)십일조·절기헌금·부활절·맥추절·추수감사절·성탄절등에 내는 특별감사 헌금뿐이다.
물론 개교회 형편에 따라 특별헌금으로 건축헌금이나 선교회비를 별도로 내는 경우들이 더러있다.
신·구약성경을 통틀어 보면 제물이라는것이있다.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은 재단에 올라갈때마다 빈손으로 가지 않고 여호와 힘주심을 따라 어떤이는 소를, 또 어떤이는 양·비둘기·밀가루등을 형편대로 제물로 드려 제사하였는데 오늘의 주일헌금과 거의 같다고 본다.
그리고 성전봉사의 전적인 책임을 진 레위인읕 위한 십일조가 있는데 1년농산물의 10분의1, 첫수확물등을 바쳐 그들의 생활비로 쓰도록 「모세」의 법으로 제정된것이 있다.
또 제2의 십일조를 내어 제례행사비와 제구구입비로 썼는데 오늘의 교회경상비에 해된다고 본다.
또 3년마다 한번씩 제3의 십일조를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위한 구제비로 썼다.
십일조를 구약율법시대의 유물이라고 한다면 십계명도 필요없을것이고 구약도 필요없을것이다.
예수그리스도는 말씀하기를 『나는 율법을 폐하러온것이 아니라 더욱 온전케 하기위함』이라고 하셨다(마태복음5장17절).
교회헌금의 주된 목적은 구제에 있지않다. 교회는 구제기관이 아니다. 교회재정은 우선적으로 복음전파를 위해 쓰여져야한다.
복음전파를 위한 신도들의 공동사회 중심인 교회당의 유지와 교역자들의 생활대책, 그리고 우리도 거저 받았으니 거저주는 선교비등이 우선적으로 지출되어야 할것이다.
교회는 교회밖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재정정책의 쇄신을 가져오도록 해야한다. 그러나 사람의 말과 여론에 너무 과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느님의 뜻과 성경정신에 위배됨이 없도록 지혜로룬 청지기가 되도록 해야한다.
사회는 새벽마다 찬바람을 안고 다니며 제단밑에서 기도하는 수백만의 교인들에게 실망을 주지 말고 교역자들의 소명의식을 의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아직도 한국교회는 더 성숙해야하고 부흥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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