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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독주에도 미는 여유만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세계스포츠의 강호인 소련은 에드먼턴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금메달59개를 휩쓸어 12개의 미국을 완전히 압도했다. 더블스코어가 아니라 4배차의 엄청난 승리였다.
그러나 이같은 걸과를 놓고 소련이 오는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 미국을 압도하리라고 단정할수는 없다.
왜냐하면 미국은 각종 국제대회에대비, 국내정상급 선수들을 출전시키지않은데 비해 소련은 이번대회가 올림픽전초전이라는점을 감안,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파견, 총력전을 벌였기때문이다.
이점은 미국뿐아니라 일본 중공등 각국도 마찬가지 이들은 이번대회에 전력을 다하지않고 국내의 취약종목을 데스트케이스로 출전시켜 다른나라와 전력을 비교해 보았을이다.
하지만 이같은 사정에도 불구, 소련의 독주는 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시사하는바가 크다.
소련이 이번대회에서 전종목에 걸쳐 두드러졌으며 특히 미국과 동독의 아성으로 되어있는 수영을 비롯해 육상 체조등 기본종목에서 놀랄만한 성장을 보여 메달을 휩쓴것은 주목할만하다.
일례로 모두 31개의 금메달이 걸린 수영에서 소련은 무려 22개의 금메달을 따내 단1개의 금메달을 차지한 수영의 강국 미국을 무색케했다.
더우기 이제까지 각종 국제대회를 동독과 함께 휩쓴 미국을 완전히 압도한것은 국제수영계의 예측을 완전히 빗나가게한 결과였다.
소련이 이같이 세계강호 미국을 제치고 갑자기 세계정상급으로 부상한이유는 무엇일까.
소련은 15세아하의 어린이들을 위한 5백50개의 학교와 상부조직인 42개의 수영센터, 그리고 3개의 극가대표팀을 보유하는등 조기교육과 철저한 조직적인 훈련의 결과에서 이같은 결실이 나온것이다.
여자자유형 1백m, 2백m, 4백m, 4백m계주등을 모조리휩쓴 「이리나 라리체바」도 바로 이같은 훈련의 소산이다.
그러나 소련의 이갈은 괄목할만한성과에도 불구, 미국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는 눈치다.
국가대표급 선수끼리의 대결인 올림픽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것이라고 믿고있기 때문이다.
수영의 「샘 포레아」 코치는 『소련은 이번대회 성적이 최대능력의 결과이지만 올림픽에서는 소련이 남자4백m·1천5백m정도만 승산이 있을뿐 다른종목에서는 미국의 적수가 되지못한고』고 한마디로 잘라말했다.
미국은 수영의 톱 랭커들이 8월 베네쉘라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팬아메리카대회에 출전을위해 이번대회에 불참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비단 수영뿐아니라 대부분의 대표선수들이 같은 시기에 콜로라도 스프링즈에서 열린 전미체육대회에 출전, 유니버시아드에는 별로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소련이 대승했다고해서 큰소리칠 형편이 되지도 못할뿐더러 미국이 망신당했다고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과연 명년 LA올림픽에서의 승부가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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