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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오심, 천사의 날개 꺾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리그 챔피언을 가리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어이없는 오심이 승부를 갈랐다.

13일(한국시간) 시카고에서 벌어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LA 에인절스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7전4선승제) 2차전, 1-1로 맞선 9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화이트삭스의 AJ 피어진스키는 에인절스의 구원투수 켈빔 에스코바의 떨어지는 변화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공은 포수 미트로 정확히 빨려들어갔다.

에인절스의 포수 조시 폴은 연장전을 준비하기 위해 공을 던져버리고 더그아웃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런데 그 순간 피어진스키가 1루로 뛰기 시작했다. 피어진스키가 1루에 도착하자 주심 덕 에딩스는 스트라이크 낫아웃을 선언했다. 주심은 볼이 바운드 된 후 포수 미트로 들어갔다고 착각한 것이다. 야구 규칙에 의하면 '세 번째 스트라이크가 땅에 닿지 않고 포수의 미트로 들어가면 타자는 아웃'이다.

중계 방송사 측은 반복해서 느린 화면을 보여주었지만 볼은 '명백히' 땅에 닿지 않았다. 주심이 아웃을 의미하는 제스처를 취했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마이크 소시아 에인절스 감독은 즉각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연장으로 갔어야 할 경기는 졸지에 9회 말 2사 1루 상황이 됐다. 화이트삭스는 결국 조 크리디의 끝내기 적시타로 2-1로 승리,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만들었다.

경기가 끝나자 ESPN은 홈페이지를 통해 설문 조사를 했고, 투표에 참가한 야구 팬들의 70% 이상이 '타자의 아웃'이라고 대답했다. 경기가 끝난 후 소시아 감독은 "공은 땅에 닿지 않았다. 주심은 피어진스키의 아웃을 선언했어야 옳다"고 말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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