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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치는 농악가락의 묘미 국악그룹『사물놀이』초청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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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리듬을 잘게 자르며 꽹과리, 긴여운을 남기며 감싸는 징, 장고와 북의 친밀한 장단으로 넓은 벌판을 가로지르며 농악을 연주하던 우리 조상들의 흥겨운 가락들이 현대식 대형무대에서 재현된다.
전통타악기로 한국고유의 리듬을 연주해 근간 1, 2년 사이 갑자기 인기국악그룹으로 부상한『사물놀이』가 오는13일하오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국제문화협회 초청공연을 갖게된 것이다.
이 그룹은 78년 2월 장고의 김덕수(31), 꽹과리의 김용배(28, 북의 이광수(31), 징의 최종실(30)씨로 구성된 걸립패의 마지막 세대로 일컬어진다.
이날의 연주회에서는 호남·영남·경기-충청의 흥겨운 삼도농악, 그리고 한과 흥이 함께 어우러진 무속악『삼도 설장고』『비나리』『판굿』등이 연주된다.
사물놀이란 우리나라 대표적 타악기인 꽹과리·북·장고·징의 합주를 이르는데 4개의 악기가 서로 장단을 주고 받는가하면 함께 어우러지고 밀고 당기는것이 묘미.
여러악기 연주자가 넓은 마당을 뛰면서 연주하는 농악에 비해 사물놀이는 앉아서 치는 풍물가락을 의미한다.
농악에서 보다 오히려 잽이(주자)들의 뛰어난 기능이 요구된다.
풍부한 음량, 리드미컬한 장단의 사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이들 젊은이들의 창단이래 20여회의 국내연주회를 가지면서 전통 농악과 무속악의 가락을 채보, 정리해왔다.
82년 11월에는 미국댈라스에서 열린 세계 타악기 국제협의회에 참가, 6회의 기립박수를 받는 인기를 모았다. 지난 2월에는 서울시향과 협연으로 강사일작 사물협주곡 『마당』을 연주, 시향연주사상 최초의 기립박수를 받은 기록을 세웠다.
한국에서보다도 더 외국에서 인기가 있는 이들은 대부분 지금은 거의 사라진 유랑 예인 남사당출신으로 5∼7세에 무등 태워진채 고연에 참가하며 예능을 익힌 골수파 국악의 재주꾼들. 전통의 우리리듬의 정리와 연주뿐 아니라 현대음악과의 조화도 모색하고있다. 오는 10월의 홍콩연주, 11월의 미국연주, 84년의 캐나다 연주등 해외공연 스케줄도 빡빡하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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