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내공 키웠다는 '소림 축구' 8강서 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호주의 팀 케이힐(가운데)이 절묘한 오버헤드킥으로 선제골을 넣고 있다. [브리즈번 AP=뉴시스]

한국에서 손흥민이 터졌다면 호주에선 팀 케이힐(36·뉴욕 레드불스)이 폭발했다. 케이힐의 득점포가 ‘소림 축구’ 중국을 무너뜨렸다.

 케이힐은 22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아시안컵 8강전에서 후반에만 두 골을 넣었다. 조별리그 1차전 이후 3경기 만에 득점포가 터진 케이힐의 활약에 힘입어 호주는 중국을 2-0으로 완파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호주는 27일 뉴캐슬에서 일본-아랍에미리트 승자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케이힐은 호주 축구의 상징과 같은 공격수다. 8강전 전까지 A매치 79경기에 출전해 37골을 넣었다. 그러나 지난 17일 한국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케이힐은 체면을 구겼다. 후반 26분 교체 투입됐지만 골을 넣지 못하고, 오히려 후반 막판 공중볼을 다투던 골키퍼 김진현을 손으로 쳐 경고를 받았다. 한국에 0-1로 패한 뒤 케이힐은 “최악의 결과였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최전방에 침투해 중국을 모래성처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호주의 8강 상대였던 중국은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둬 B조 1위에 올랐다. 특히 조별리그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서 상대의 페널티킥 방향을 알려준 호주 볼보이의 말을 듣고 선방한 골키퍼 왕다레이(산둥 루넝)의 사연이 화제를 모았다. 당시 볼보이였던 열두 살 학생 스테판 화이트는 “호주와 중국 골키퍼를 모두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케이힐의 활약에 중국은 쉽게 무너졌다. 케이힐은 후반 4분 이반 프라니치가 올린 공을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절묘한 오버헤드킥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후반 20분에는 제이슨 데이비드슨이 크로스를 올리자 중국 수비 2명을 앞에 두고 헤딩슛을 시도해 두번째 골을 넣었다.

  케이힐은 “내 골로 팀 분위기가 다시 살아났다. 많은 홈 팬들 앞에서 우승하는 순간까지 더 많은 골을 넣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A매치 연속 무패 기록이 10경기(6승4무)에서 멈췄다. 비록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중국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아시아 축구의 판도를 뒤흔들 강호로 발돋움했다.

멜버른=김지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