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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호랑이 이빨 실종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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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타이거 우즈

타이거 우즈(40·미국)는 20일(한국시간) 여자친구 린지 본(31·미국)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이탈리아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대회장을 방문했다가 이가 부러지는 봉변을 당했다. 그의 에이전트 마크 스타인버그는 “카메라 기자들이 시상대로 몰려드는 과정에서 어깨에 ENG 카메라를 멘 미디어 관계자와 우즈가 부딪혀 앞니가 부러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부러뜨린 범인(?)이 카메라 기자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22일 “우즈가 경호 강화를 부탁해 그를 둘러싸고 걸어갔다. 아무런 사고도 없었다”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다른 이들도 우즈가 사진기자들을 피해 시상식장 근처가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타이거의 이빨은 누가 뽑은 것일까. 카메라에 부딪혔다면 우즈의 입술에도 상처가 남아야 하는데 그의 얼굴은 말끔했다. 더구나 우즈가 시상식에 해골이 그려진 얼굴 가리개까지 하고 온 것을 보면 이미 이빨이 빠진 상태였던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된다.

 문제의 앞니는 원래 관심의 대상이었다. 우즈의 다른 이와 색깔이 달랐기 때문이다. 2009년 스캔들 당시 전처인 엘린 노르데그린과 싸우다 빠진 이 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우즈는 이런 의혹에도 묵묵부답이다. 홈페이지나 트위터를 통해 “에이전트가 착각했다”든지 “조직위 관계자가 못 봤다”고 밝히면 될 텐데 그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대신 여자친구 린지 본이 페이스북에 “우즈가 결승선 부근에서 카메라맨과 부딪히면서 앞니가 빠졌다”고 설명했을 뿐이다.

 한편 호주 출신으로 PGA 투어 4승을 한 로버트 앨런비(44·호주)가 하와이에서 납치당했다 풀려났다는 사고도 진실게임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앨런비는 지난 18일 “술집에서 갑자기 얻어맞은 뒤 아침에 노숙자 두 명이 발로 차 깨울 때까지 정신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목격자의 증언은 앨런비의 얘기와 다르다. 앨런비가 납치돼 차 트렁크에 감금된 게 아니라 얼굴을 다친 상태로 앉아 있었다고 한다. 앨런비는 “내 말과 다른 증언을 한 노숙자 여성은 돈을 받고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상하게도 앨런비는 그 후 이 노숙자에게 1000달러(약 108만원) 를 줬다. 일부 네티즌은 “앨런비가 하와이에서 격투를 벌인 끝에 우즈의 이빨을 부러뜨린 것 같다”고 풍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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