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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 영화인기 앞지를 겜세상 곧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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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세계 게임시장은 매년 50%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은 4조3000억원, 세계 시장은 56조7500억원에 달했다(2005년 게임백서). 특히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과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은 국내 업체들이 가장 잘 만든다. 일본의 소프트뱅크 계열이 지난달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 그라비티를 4000억원대에 매입한 것도 국내의 온라인게임 개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한국을 온라인 게임의 최강국으로 만드는 데 앞장서 온 'XL게임즈'의 송재경(39.사진) 대표는 "게임은 노래나 춤 같은 오프라인의 어떤 오락물보다 더 진한 감동과 교육적 효과가 있다"며 "PC 세대가 사회의 주류로 성장할 경우 게임은 영화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은 게임이 스토리는 물론 음악.미술.무용 등이 녹아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오락)로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란 것이 그의 분석이다. 국내 게임 개발 1세대로 꼽히는 송 대표는 연말에 발표할 레이싱 게임인 'XL 1'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1970~80년대에 PC가 인터넷에 연결돼 있지 않았을 때는 게이머가 혼자서 PC와 대결을 펼치는 게임이 주종을 이뤘다. 온라인 게임이 나와 게임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

송 대표는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인터넷이 널리 보급돼 있어 온라인 게임 개발환경이 좋아 세계적 기술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소니 등이 경쟁적으로 출시한 게임기인 'X박스 360'이나 '플레이 스테이션 3'의 온라인 기능이 강화된 것도 온라인 게임의 미래가 밝다고 판단한 결과라고 송 대표는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게임산업의 시장규모와 고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도 게임중독증, 비정상적인 아이템 판매 등의 부작용만 부각돼 유망 산업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PC통신이 한창이던 90년대 중반 국내 최초의 상용 게임인 '쥬라기 공원(94년)' 개발에 참여하면서 게임계에 발을 들여놨다. 이후 세계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게임 시대를 연 '바람의 나라(96년)', 국내 온라인 게임의 해외 수출을 이끈 '리니지Ⅰ, Ⅱ(97, 2002년)'의 개발을 주도했다. 그가 개발한 세 게임이 올린 매출액은 1조원이다. 이용자는 5000만 명에 달한다. 또 그가 몸담았던 넥슨이나 엔씨소프트 등은 현재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 개발 업체로 성장했다.

송 대표는 "출시를 눈앞에 둔 'XL 1'은 단순한 온라인 게임의 범주를 뛰어넘는 새로운 개념의 레이싱 게임"이라며 "레이싱은 세계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게임 장르인 만큼 해외 시장에서도 꼭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장정훈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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