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회기연장"싸고 입씨름만…|임시국회 난파 드라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21일의 국회 파국드라머는 이날 낮까지 계속된 민한당당무회의가 유치송총재등 당간부들이 설정한 『투쟁을 위해 들어 간다』는 등원명분을 받아 들이지 않고 회기연장을 전제로한 「조건부등원」으로 후퇴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날 새벽부터 여러명의 민한당 고위간부들로부터 『오늘은 들어가도록 해 놓았으니 염려말라』는 생색전화를 받았던 민정당간부들은 당무회의의 이같은 결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채 곧 대책회의를 소집.
이 모임에서 민정당은 △회기연장은 민한당이 일단 국회에 들어오고난다음 부득이한 경우 고려할 수 있다 △민한당이 끝내 불참하면 무조건 등원을 당논으로 정한 국민당·의정동우회와 함께 상임위를 열어 의안보고만한뒤 민한당을 기다린다는 두가지의 대응전략을 수립.
권익현사무총장은 『과거의 선례를 찾아보니 토의를 하다 시간에 쫓겨 회기연장을 한적은 있어도 회의를 하기도전에 연장부터 한 예는 없더라』며 『배고프다고해서 밥을 차려주었으면 한그릇이라도 먹어보고 모자라면 더달라고 해야지 먹기도전에 두그릇, 세그릇 달라고 해서야 되겠느냐』고 비판.
○…3당총무들은 민한당당무회의직후 점심을 같이하며 예비접촉을 가진뒤 하오2시부터 회담에 들어갔는데 이종찬민정총무는 굳은 얼굴로 들어서는 임종기민한총무에게 『회기연장을 국회정상화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 이에 임종기민한총무는 『명분은 이미 한강물에 떠내려 보낸지 오래다. 그렇다고 그냥 들어 갈 수도 없고 정상화도 어렵고…』라며 한숨으로 답변.
회담이 결렬된후 이민정총무는 『일단 국회를 정상화시켜놓고 회기가 모자라면 그때가서 연장해야지 미리 연장을 들고나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주장.
임민한총무는 『회기가 이틀밖에 안남았으니 상위에 들어가기 전에 일정을 결정짓고 들어가자는 것 뿐이며 결코 국회를 유산시키기 위한 명분을 찾기위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
각자와 주장이 맞서자 이민정총무가 『타결은 안되고 시간은 자꾸 흘러가 초조하니 일단 헤어졌다 돌파구를 찾자』고 제의했으나 임민한총무는 『지금이 몇시냐. 오늘 국회를 여는것은 물리적으로도 어렵다』고 파국을 예고.
○…총무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버리자 민한당은 즉각 원내대책회의를 소집.
대책회의에서 임총무가 『총무회담에서 더 이상의 진전은 없을 것 같다』며 『총무회담은 이것으로 끝내고자 한다』고 보고하자 김현규정책심의회의장이 『회기연장을 보장하지 않는한 여러 얘기할 필요가 없으니 끝내자』고 제의.
이에 유총재가 『그게 좋겠다』며 불과 5분만에 산회를 선포해버려 창당이래 가장 짧은 공식회의 기록을 수립.
임총무는 회의가 끝난 후 채문식국회의장을 방문해 22일의 본회의에서의 회기연장가능성을 타진.
그러나 채의장은 여야총무들이 합의만 해오면 본회의 개의시간을 늦춰줄 수도 있지만 우선 민한당이 무조건 상임위에 들어와 정상화시킨후 회기문제를 논의하라고 권유.
○…총무회담에서 「선등원, 후회기연장」이란 제의가 거절당하자 민정당은 「민한불참리의 국회강행보다는 「민한거부로 국회끝내 공전」쪽이 유리하다고 판단.
이총무는 『오늘 들어오면 회기연장이 가능하다고까지 했는데 안되더라』『무엇을 해주면 들어오고 안해주면 안들어오는 작태와 상임위가 열려보지도 못하고 공전한 것은 11대국회의 불행이며 국회기능의 포기』라면서 거의 울먹이는 표정.
한편 채국회의장은 이날하오5시반께 민정당대표위원실을 찾아와 『여러모로 노력했으나 상위가 공전되어 안건이 없으니 22일 본회의는 소집하지 않겠다』고 통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