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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추가득점찬스 놓친게 한…|「한국축구」유감없이 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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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몬테레이=정진철특파원】아슬아슬한 대공방, 눈물겨운 분전이었다. 기습공격의 맹렬한 기세, 선제골의 흥분이 지나고 안타까운 동점골, 그리고 허무한 역전의 탄식이 이어지는 애환의 드라머-비록 한국팀은 승부에서 졌으나 매서운 악바리의 투혼, 한덩어리 팀웍을 유감없이 떨쳤다. 15일낮(한국시간 16일아침)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을 메운 7만관중들은 세계를 놀라게한 한국팀의 분투에 아낌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제4회세계청소년축구대회 준결승 한국-브라질의 대결은 이번대회 최고의 명승부전, 가장 큰 관심을 모은 하이라이트-한국은 극도의 피로, 체력의 저하로 전반말부터 브라질의 개인기에 말려 역전당한 것이다.
개인기의 화신이라는 브라질축구는 최대의 시련을 겪었다. 한국은 강력한 태클로 브라질의 예공을 차단하고 기민한 논스톱의 패스웍과 줄기찬 질주로 칼날같은 기습을 펼쳐 거의 대등한 게임을 펼쳤다.
결국 브라질의 고도의 테크닉에 한국의 기동력이 꺾인것이다.
전반선취골외에 수차례의 결정적찬스를 골결정력 부족으로 놓친것이 안타까왔다.
한편 멕시코시티 아즈테카경기장에서 벌어진 또다른 준결승전(관중3만)에서 아르헨티나는 후반14분「사라테」의 결승골로 폴란드를 1-0으로 제압, 이대회사상 처음으로 남미팀끼리 오는20일 패권을 다투게 되었다.

<전반>
킥오프직후 한국이 먼저 위협적인 슛을 날렸으나 브라질의 총공세가 불을 뿜었다.
공은 10여분동안 거의 한국진영에서 곡예를 펼쳤다. 한국은 필사의 태클로 브라질의 세밀한 중앙돌파와 슛패스를 간신히 저지했다. 5분께 브라질FW 「페레이라」의 결정적인 슛이 우측골포스트를 때린후 GK이문영의 가슴에 안기는 아슬아슬한 장면도 나왔다. 7분 김종부)가 경고(옐로카드)까지 받아 한국의 열세가 너무 두드러졌다.
그러나 11분 좌측윙인 이현철이 브라질 페널티에어리어 좌측을 습격, 오랜만에 예공의 일면을 보인 한국은 마침내 15분 7만관중을 경악케하는 폭음을 터뜨렸다.
이태형이 미드필드에서 볼을 잡아 페널티에어리어 우측을 대시한후 센터링을 날리자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으로 달려든 이현철이 혼신의 힘을 다해 꺾어차자 볼이 브라질의 수비를 맞고 튕겨나왔고 김종부가 페널티에어리어안 약간좌측에서 재빨리 이를 포착, 절묘한 논스톱의 터닝슛을 터뜨려 천금의 선제골을 장식한 것이다.
기습축구의 개가였다.
이후 브라질은 다시 총공세. 세계정상의 개인기가 춤을 추었고 한국의 몸을 내던지는 수비는 처절했다.
22분 마침내 브라질의「올리베이라」가 날카로운 센터링을 받아 깨끗한 슛을 적중시켜 1-1타이를 이뤘다. 30분이후 브라질이 경기주도권을 잡았으나 한국의 간헐적인 역습도 만만찮았다.
38분 이현철의 멋진 센터링으로 다시 한국은 좋은 찬스를 맞았으나 이태형이 크로스바를넘기는 실축을 범해 안타까움을 샀다.
전반 종료직전 브라질은 좋은 역전찬스를 잡았으나 유병옥의 과감한 태클로 위기를 극적으로 모면했다. 한국의 반칙이 15개나 기록됐다.(브라질은 6개)

<후반>
LK 노인우를 김흥권으로 교체, 한국은 새결의를 다졌다.
2분 신연호가 결정적인 왼발슈팅을 날렸으나 GK가 가까스로 펀칭, 탄식을 자아냈다.
브라질도 11분「올리베이라」가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위협적인 중거리러닝슛으로 응수, 공방은 가열일로.
그러나 이후 약15분동안 한국의 맹공은 브라질진영을 무자비하게 유린했다.
16분 이태형을 강재순으로 교체하면서 더욱 활기를 띠었다. 강은 들어가자마자 미드필드로부터 프리킥된 볼을 문전정면에서 헤딩슛, 브라질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그러나 볼은 골포스트를 빗나갔다.
22분 이현철의 중거리슛이 GK의 펀칭에 걸렸고 24분 강재순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넘어갔으며 25분 신연호의 골에어리어우측모서리에서의 강슛이 또 GK의 슬라이딩에 걸렸다.
26분께「가마」를 대신하여 들어온「마리오·산토스」.브라질은 승리의 고비를 여기서 잡았고 수세로부터 공세로 나왔다.
집요한 공격이 모두 무산된 한국은 피로의 기색을 보였다.
31분 이현철의 발뒤축을 이용한 절묘한 논스톱 패스로 김종부가 문전정면에서 GK와 1-1로 맞서는 절호의 찬스를 잡았으나 약한 슛이 GK의 육탄방어에 저지된것이 한국의 마지막 예공이었다.
공격의 고삐를 더욱 세차게 당긴 브라질은 36분 기어이 역전승의 극적 장면을 연출했다.
페널티 에어리어 좌측에서 2명의 수비사이를 꿰뚫은「페레이라」가 센터링했을때 골에어리어정면으로 엄습한 교체멤버「산토스」가 볼의 각도를 90도로 꺾는 가벼운 탭슛을 네트에 꽂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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