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순위 불합리" 재조정 논란 일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국보지정순위에 대한 비판이 새롭게 일고 있다. 비판의 골자는 일제의 지정순위를 그대로 답습한 현재의 국보1호 남대문등의 지정순위가 전면 재조정돼야한다는 것이다.
국보순위에 대한 시비는 최근월간 『책방소식』(6월호)이 전국1천1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국보를 중심한 전적문화재의 현장」에서 제기됐다.
조사결과는 응답자의 46%가 국보순위를 재조정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남대문과 훈민정음(한글) 중 어느것이 더 역사적의의가 크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는 88%가 한글을 택했다.
또 국보순위를 재조정할 경우 한글을 1호로 해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것으로 나타났다.
국보지정 현황은 총 2백9종에 달하고 있다. 이중 전적류는『훈민정음』 『해인사대장경판』등 27종류로 전체의 10·2%-.
지정구성비율은▲목조건물=6·8%▲석탑=16·6%▲불상=18%▲석조물=10·8%▲금속·공예물=18·6%▲도자기=16·1%▲회화=2%등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58%가 전적문화재가 정당한 평가를 받지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훈민정음』『해인사 대장경판』『동국정운』등 전적류에 대한 가치비교에 대해서는 86%가 훈민정음을, 14%가 해인사대장경판을 각각 가장 가치있다고 응답했다.
현재 일본의 경우 국보지정은 각분야별로 지정요건을 구체적으로 나열해놓고 있는데 전적류의 국보지정만도 2백8총이나 돼 한국의 10배를 넘는다.
고대로부터 근세까지 한국문화가 일본문화의 스승이었다는 점에서 볼때 한국의 전적류 국보지정은 고서의 문화사적 평가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특히「훈민정음』을 제70호로 지정한 국보순위는 전적을 경솔히한 문화재평가의 대표적 예라는것.
그러나 이같은 국보순위 비판은 지정시기에따른 순위원칙으로보면 새로운 발굴문화재가 나올때마다 재조정해야하는 번잡을 초래할수도 있고 순위보다는 「국보」그자체에 의미가 부여된 지정의의에서는 자칫 편협성마저 보일 우려도 있다하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